지하철 휴대폰 폭행범 항소심도 징역 1년…"피해자들 엄벌 원해"

지난해 10월에도 승객 폭행…추가 기소
피의자 "피해자분께 꼭 사죄드리고 싶어"

↑ 9호선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60대 남성의 머리를 때린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여성의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서울 9호선 지하철에서 60대 남성의 머리를 휴대전화로 가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4부(재판장 양형권)는 1일 오전 특수상해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20대 김 씨와 검찰이 제출한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밝혔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양형 사유나 공판 등을 종합해보면 원심 양형이 가볍거나 무겁다고 보지 않아 피고와 검사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고 모두 기각했다"고 말했습니다.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김 씨가 법정서 무릎꿇고 눈물을 흘려 재판부에서 수차례 일어서라고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김 씨는 지난 3월 16일 오후 9시 46분 가양역으로 향하는 서울 지하철 9호선에서 60대 남성을 휴대전화로 폭행해 2주의 상해를 입히고 "더러우니까 놔라"는 등 모욕적인 언행을 한 혐의로 지난 4월 처음으로 기소됐습니다.

지하철에서 바닥에 침을 뱉었고 이를 60대 남성이 제지하기 위해 A씨의 가방을 붙잡고 전동차에서 내리지 못하게 하자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자는 머리에 피가 흐를 정도로 크게 다쳤다고 전해졌습니다.

당시 술에 많이 취한 상태였던 김 씨가 전동차 내부에 침을 뱉자 B 씨는 가방을 붙잡아 내리지 못하도록 했고, 이에 화가 난 김 씨가 "너도 쳤어. 쌍방이야", "나 경찰 빽있다", "더러우니까 손 놔라" 라고 지하철 내에서 소리 지르며 폭력을 가했습니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선고가 예정됐었으나 검찰이 폭행 혐의를 추가로 기소해 사건이 병합돼 변론이 재개됐습니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에도 지하철 1호선에서 한 승객과 다퉜고 가방과 손으로 승객을 때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전범식 판사는 지난 7월 6일 1심에서 김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으나, 검찰과 김 씨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전 판사는 1심에서 "피의자가 이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고, 과거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 전력은 없었다"고 말하면서도 "다만 지하철에서 피해자 머리에 음료수를 붓고 가방으로 때리며, 또 다른 피해자가 지하철에서 침 뱉는 것에 항의하자 휴대전화로 피해자를 여러 차례 때린 사실이 있기 때문에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항소심 공판을 통해 "피고인이 합의하지 않아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엄벌을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안이 중하고 죄질이 불량하다. 피고인이 진심으로 자신의 행위를 반성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항소에 이르게 됐다"면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을 재차 구형했습니다.

김 씨 측은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씨의 변호인은 "특수상해 행위에 대해 사죄드리고 피해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가 김 씨와의 합의를 원하지 않아 제도적으로 어렵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으나 피해를 회복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최후변론에서 "사건 발생 당시 상태가 많이 안 좋아 치료를 요했던 상태였다"며 "감옥에 처음 가보고 다시는 절대 들어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피해자분께 꼭 사죄드리고 싶고 정말 죄송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jy1748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