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 대전에서 발생한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 2명의 신상이 공개됐습니다.
52살 이승만과 51살 이정학 인데, 이정학이 과거 출입하던 한 불법 게임장에 남긴 유전자가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포승줄에 묶인 채 호송차에 오릅니다.
2001년 12월 21일, 대전에서 발생한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의 범인인 52살 이승만입니다.
대전경찰청은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피의자 이승만과 51살 이정학, 2명의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사건 발생에 앞서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치어 권총을 빼앗았는데, 두 달 뒤 이 총으로 은행 직원을 쏴 숨지게 하고 3억 원이 든 돈 가방을 갖고 달아났습니다.
경찰은 뒤늦게 발견된 범행 차량에서 마스크와 손수건을 확보했을 뿐 별다른 흔적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듬해 제보를 통해 용의자 3명을 검거했지만, 모두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면서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습니다.
그런데 대전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이 2017년 국과수로부터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가 발견됐다는 통보를 받게 됩니다.
유전자 증폭기술로 마스크와 손수건에 남아있던 극소량의 DNA를 채취했는데, 2년 전 충북의 한 불법 게임장에서 수거한 담배꽁초에서 나온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겁니다.
경찰은 게임장에 출입했던 1만 5천여 명의 DNA를 대조한 끝에 5년 만에 이정학과 이승만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이정학은 공범을 인정하면서도 권총을 사용한 건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이승만은 범행 자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백기동 / 대전경찰청 형사과장
- "3억 원을 (이승만) 2억 1천만 원과 (이정학) 9천만 원으로 나눴다고 하는데 집에 보관하고 있다가 일부 분실하였다고 하고…."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경찰은 이 씨 등 2명을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여죄와 함께 공범이 더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