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 BTS가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로 위촉되며 부산시는 치열한 박람회 유치전에서 천군만마를 얻게 됐습니다.
내친김에 BTS는 10월 15일,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콘서트를 부산 기장군에서 열기로 했죠. 10만 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무료 공연입니다.
그런데 공연을 한 달 반이나 앞두고 벌써부터 볼썽사나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몰릴 관객과 팬들을 겨냥한 일부 숙박업소의 바가지 상혼입니다.
공연 전날인 10월 14일과 당일인 15일 부산과 주변 지역 숙박업소 가격은 무려 10배가 됐고, 기장군의 한 호텔은 2박에 천만 원 하는 믿기 힘든 상황까지 벌어졌죠. 평소 2박에 30만 원 수준이었다고 하니, 33배가 된 겁니다.
일찌감치 예약을 했던 고객들은 숙박업소로부터 일방적인 취소 통보를 받기도 했습니다.
벌써부터 '인근 도시에서 숙박하고 택시로 이동하겠다, 콘서트 외에는 부산에서 한 푼도 안 쓰겠다.'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으니,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88 서울올림픽 때 국제적인 쇼핑가로 급성장하고도, 호객꾼과 바가지 상혼이 알려지며 힘들어진 서울 이태원의 전철을 밟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
정부와 부산시는 부산 엑스포를 유치해 61조 원의 효과와 50만 명의 고용 창출을 얻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전체 인구와 맞먹는 5,000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한다는 구상도 세웠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러고 있으니 혹시라도 엑스포 유치 장소를 정하는 국제박람회기구가 알까 무서울 정돕니다.
바가지 문제에 뒤늦게 합동단속을 강화하고 행정지도를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부산시와 당국의 미덥지 않은 태도도 답답합니다.
BTS는 무료 공연을 열어 엑스포 유치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데, 역대급 바가지라는 오명으로 우리 스스로가 그 희망을 덮어버려서야 되겠습니까.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바가지 엑스포' 하자는 건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