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채팅방을 악용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범행에 쓰이는 채팅방을 만들어주는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26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60대 자영업자 A 씨는 '투자로 돈을 불려주겠다'는 한 카카오톡 채팅방에 초대됐다. A씨는 처음에는 의심했지만 돈을 벌었다는 대화가 오가자 총 6500만원을 입금, 결국 이 돈을 모두 날렸다.
A씨는 "카톡 대화방 있는 사람들이 체험을 하고 또 수익을 올리고, 수익 올린 것을 캡처해서 통장에 (돈이) 들어온 걸 보여주니까 믿게 됐다"고 말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투자 사기단을 추적하던 중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사기단이 범행에 사용한 카톡 채팅방을 누군가로부터 사들인 정황을 포착한 것. 계좌와 IP 추적, 잠복 수사를 벌인 경찰은 1년 5개월 만에 대포폰을 활용해 카카오톡 채팅방을 팔아 온 일당 17명을 붙잡았다. 이들은 투자 사기단 범행을 돕는 일종의 '범죄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추적이 힘든 선불 유심칩으로 카카오톡 계정을 생성한 뒤, 해당 계정으로 범행에 쓰일 채팅방을 만들어 투자 사기단에 방 하나당 8만원을 받고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범행에 사용된 선불 유심칩과 카카오톡 계정만 각각 약 3만 8000개, 범죄수익은 37억원에 달했다.
경찰은 이 일당
이와 관련 카카오 측은 "카톡 채팅방 범죄를 막기 위해 자동 감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대포폰을 이용한 범죄까지 막는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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