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킥보드 '만취운전'하다 넘어진 남성…다음 날 숨진 채 발견

당시 안전모 착용 않고 면허취소 수준 '만취'
머리에 경상 입었지만 치료 거부 후 귀가
자택서 숨진 채 동료에게 발견돼

↑ 길거리에 나열된 전동 킥보드 / 사진=연합뉴스

만취 상태의 50대 남성이 전동 킥보드를 타다 넘어져 다친 뒤 다음날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어제(25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후 7시5분쯤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영산대 입구 앞 도로에서 술에 취한 A씨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전동 킥보드를 타다 넘어졌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왕복 2차로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역주행하다가 정주행해 오던 승용차를 발견하고 급하게 멈추다 넘어졌습니다. A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습니다. A씨는 승용차와 접촉하지는 않았으며, 넘어지면서 머리에 경상을 입어 당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A씨와 보호자가 치료를 거부해 귀가했습니다.

다음날 A씨는 직장동료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씨가 일을 나오지 않자 동료가 자택을 방문했다가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유족이 부검을 거부한 데다 당시 의사의 소견 등에 따라 A씨 사인을 전날 있었던 교통사고로 보고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전동 킥보드는 단거리 이동이 편리해 시민들이 즐겨찾는 수단이지만, 전동 킥보드를 부주의하게 타다 넘어지거나 차량 및 타인과 부딪히는 등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킥보드 이용자의 헬맷 착용과 운전면허증 보유를 의무화하는 등 킥보드에 대한 규제가 지난해부터 강화됐지만, 관련 사고는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 전기 자전거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사고는 △2017년 117건 △2018년 225건 △2019년 447건 △2020년 897건 △2021년 1735건이었습니다. 매년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올 상반기에만 11명에 이릅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