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식물인간" 속여 돈 빌린 후, 빚 독촉하는 동료 흉기로 찌른 현직 경찰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동료 경찰관과 고향 친구에게서 3억원을 빌린 뒤 돈을 갚으라는 동료 경찰을 흉기로 찌른 현직 경찰관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은 26일 서대문경찰서 A경위(56)를 사기 및 특수상해 혐의 등으로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A경위는 10여년 전인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고향 친구와 동료 경찰관 B씨에게 "동생이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어 병원비와 변호사 비용이 필요하다"는 말로 속여 3억여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고향 친구는 A경위에게 75차례에 걸쳐 2억5170만원을 빌려줬고, 동료 경찰도 63회에 걸쳐 5531만원을 주었지만 제대로 받지 못했다.
A경위는 작년 5월 또 다른 동료 경찰관C씨에게서 수천만원을 빌린 뒤 채무변제 독촉을 받자 "돈이 없으니 같이 죽자"라며 흉기로 D씨의 복부를 찔러 상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D씨가 이후 재차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자 A경위는 D씨의 휴대폰을 발로 밟아 깨뜨리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대검찰청 자금추적 전문수사관 지원을 받아 채무변제와 도박자금 등 차용금의 용처를 특정했다. 이후 검찰은 A경위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고 A경위는 18일 구속됐다.
수사 결과 A경위는 빌린 돈을 기존 채무를 변제하거나 도박 자금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십여년간 계속 돈을 빌려주었지만 A경위가 경찰관이라 피해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을 염려해 오랜 기간 피해신고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대문경찰서는 현재 A경위에 대한 징계 절차도 진행 중이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