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선수를 꿈꾸는 한 고등학생이 운동 중 심정지가 온 50대 남성을 심폐소생술로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6일 서울 성남고등학교와 KBS에 따르면 고등학교 2학년생 공도혁 군은 지난달 26일 자신이 사는 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헬스장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50대 남성 A씨를 목격하고 심폐소생술로 구했다.
당시 헬스장에는 6~7명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학교 체육 시간에 심폐소생술을 배웠던 공 군은 A씨의 호흡 상태를 확인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공 군은 주변에 119 신고를 요청하면서 제세동기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공 군은 제세동기로 전기 충격을 실시했지만 오래된 제세동기는 1~2회의 전기 충격을 발생한 뒤 작동을 멈췄다. 결국 공 군은 손으로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그는 구급대가 오기 전까지 20여 분을 쉬지 않고 심폐소생을 계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12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공 군의 선행은 A씨의 아내가 학교 측에 장학금 전달을 문의하면서 알려졌다. A씨의 아내는 직접 공 군에게 사례를 하고 싶다고 말했으나 공 군이 극구 거절해 학교 측에 알린 것이다.
A씨의 아내는 "공 군이 땀 범벅에 혹시 잘못되지 않을까 눈물범벅으로 심폐소생술을 했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전해 들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119 구급대에 건강을 완전히 회복해 퇴원했다고 하니 정말 기적 같은 일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공 군은 "관심이 있었던 교육이어서 열심히 들었던 것 같다"라며 "생명이 소중하니까 살리려는 욕심이 강했다. 그 상황에서는 전혀 힘들지 않았다. 매사
성남고등학교는 공 군에게 '의로운 학생상'을 전달했으며 119 구급대는 하트세이버 인증(응급처치로 심정지 환자의 생명을 살린 이에게 수여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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