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심심한 사과'를 심심하다는 의미로 알아듣고, '유선상'이란 말을 사람 이름으로 잘못 이해하면서 해프닝을 넘어 논란도 일었죠.
심지어 단어의 정확한 뜻을 이해한다는 의미의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실질 문맹률'이 75%나 된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정말 우리의 실질 문맹률이 이리 심각할까요?
이상협 기자가 사실확인에서 살펴봤습니다.
【 기자 】
글자를 읽을 수는 있지만, 단어의 정확한 뜻을 모르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를 때 문해력이 떨어진다고 표현합니다.
심심한 사과와 심심하다는 두 가지 말을 헷갈려 한 걸 두고 한국 사람들의 문해력이 떨어졌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OECD 통계를 인용해서 명확히 정해진 개념은 아니지만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의 실질 문맹률이 75%나 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이런 통계 수치가 존재하는건 사실입니다.
2001년에 한국교육개발원이 OECD가 만든 문해력 조사 문항을 활용해서 조사했는데, 당시 우리나라는 23개 OECD 회원국 가운데 19위로 꼴찌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20년 전 수치입니다.
2018년 OECD 조사에선 49.8%로 33개 회원국 가운데 16위에 올라 중간 정도의 순위였습니다.
문해력과 관련해서 특히 젊은 세대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사실일까요?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한국 학생들의 읽기 영역 점수가 떨어지는 추세인 건 맞습니다.
그래도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상위권입니다.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세부 영역별로 가장 낮은 등수가 8등입니다.
오히려 한자 교육을 받은 중장년층의 문해력이 낮습니다.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실질 문맹률이 75%, 한국 젊은이들의 문해력이 낮다는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어휘력의 문제만으로 문해력을 평가하는 건 자칫 엉뚱한 진단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확인 이상협입니다. [makalu90@mbn.co.kr]
그래픽: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