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도보도 못했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타나 3년 가까이 전 세계가 신음하고 있죠.
그런데 강원도 고랭지 밭에도 이름 모를 바이러스가 해마다 등장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수십 년 동안 이어온 배추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는데요.
국내 최대 배추 생산지 위상도 흔들린다고 합니다.
장진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해발 1,200m 고랭지 배추밭 곳곳이 누렇게 변했습니다.
텅 비어 있는 밭도 많습니다.
배추를 봤더니 속이 완전히 짓물렀고 뿌리까지 썩은 것도 많습니다.
지난 장마 때 사흘 만에 한 달치 비가 쏟아져 무름병이 생긴 겁니다.
여기에 주로 국화에서 나타나는 반쪽 시듦병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매봉산 고랭지밭 116만㎡ 중 3분의 1인 축구장 53개 면적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해발 1,000m 아래인 준고랭지 밭도 사정은 마찬가지.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푸릇푸릇해야 할 배추가 이렇게 물러 썩었습니다. 이 밭의 절반 가까이가 이 같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병충해 피해는 올해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이맘때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축구장 127개 면적의 배추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 인터뷰 : 김진복 / 배추 재배 농민(지난해 8월)
- "며칠 만에 시꺼메지는 거에요. 시꺼메지면서 속을 파고들어가고 바깥으로 나오고 하여튼 두세 가지 병이 겹쳐서 와요."
매년 기후와 밀접한 무름병에 원인 모를 병해충이 잇따르고 있지만 치료제는 없습니다.
해마다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나 약품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유일한 대책은 무나 양배추 등으로 작물을 매년 바꾸는 것뿐입니다.
강원도농업기술원은 치커리의 일종인 라다치오라는 새로운 작물도 보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십 년 지어온 배추 농사를 접는 농민들도 많습니다.
▶ 인터뷰 : 전환석 / 고랭지 농민
- "비료도 바꿔보고 작기도 바꿔보고 종자도 바꿔보고 하는데 해마다 이렇고. 기본적으로 기온 때문에…. 배추농사는 많이 포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강원지역 고랭지 배추 재배 면적은 5년 전보다 축구장 214개 면적인 153ha가 줄었습니다.
강원 고랭지 밭이 이상기후와 이름 모를 병해충이 해마다 발생하면서 국내 최대 배추 생산지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MBN뉴스 장진철입니다. [mbnstar@mbn.co.kr]
영상취재 : 정의정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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