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복싱 국대 출신' 20대, 장애인 아버지 살해…징역 10년

뇌병변 장애 아버지 수십 차례 폭행…숨지자 '사고사' 거짓 신고
단둘이 사는 동안 한 번도 안 씻기고 병원에도 안 데려가

↑ 폭행 / 사진=연합뉴스

뇌병변 장애가 있던 아버지를 폭행해 살해한 뒤 사고사라고 주장한 청소년 복싱 국가대표 출신 20대가 징역 10년을 확정받았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오늘(25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22)의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1월 3∼4일쯤 인천시 미추홀구 자택에서 아버지 B(당시 55세)씨를 수십 차례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당시 술에 취해 집에 온 그는 평소 아버지에게 품었던 불만을 참지 못하고 B씨를 주먹과 발로 수십 차례 때렸습니다. 이로 인해 아버지가 숨지자 A씨는 112에 신고한 뒤 "아버지가 넘어진 것 같다"며 사고사인 것처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시신에게서 여러 멍 자국을 발견했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그 결과 B씨의 갈비뼈와 가슴뼈 등이 부러지고 장기도 파열된 사실이 확인됐으며, 경찰은 수사 끝에 A씨를 체포했습니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9월부터 아버지와 단둘이 지내면서 알코올 의존 증후군과 뇌병변으로 장애가 있던 아버지를 방에 가두고는 문고리에 숟가락을 끼워 밖으로 나오지 못 하게 한 적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아버지에게 주로 컵라면이나 햄버거 등을 먹이고, 함께 사는 동안 한 번도 씻기지 않거나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것으로도 파악됐습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존속살해죄의 미필적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의 양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