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인 줄 알고 탄 할아버지 집까지 모시느라…면접 30분 늦은 훈훈한 사연

한 남성이 택시로 착각해 우연히 자신의 차에 탄 할아버지를 집까지 데려다주느라 면접에 늦은 사연이 공개됐다.
22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면접관님 이 영상 좀 봐주세요. 제가 면접날 늦은 이유'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지난 11일 오후 2시쯤 경기 용인시에서 차량을 몰고 면접을 보러 가고 있었다. 당시 A 씨는 4차선으로 차선 변경 후 신호대기를 위해 정차했다.
이때 횡단보도 인근 인도에 서 있던 한 할아버지가 그의 차량에 올라탔다. 택시로 착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황한 A씨는 "어르신, 택시가 아닌데"라고 말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잘 알아듣지 못한 채 한의원, 용인시청, 슈퍼 등으로 가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여러 행선지를 돌았으나 할아버지와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았다.
결국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나서 A씨가 "댁이 어딘지 정확하게 말씀해주시면 모셔다 드리겠다“고 하자 할아버지는 차고 있던 목걸이를 보여줬다. 목걸이엔 '뇌졸중 1급 환자'라는 정보와 함께 거주지 주소가 적혀 있었다.
이에 A씨는 할아버지를 해당 주소지로 모셔다 드렸다. 그는 차에서 내려 할아버지가 잘 들어가는지 살핀 뒤 차에 올라탔다. 할아버지는 지팡이와 우산을 짚으면서 천천히 집으로 들어갔다.
그날 A씨는 면접을 보러 가는 길이었다고 한다. A씨는 결국 면접에 30분 늦었다. 그는 "면접관님이 '시간 준수를 부탁드렸는데 늦으셨네요'라며 인상을 찌푸렸다"고 전했다.
이에 A씨는 "몸이 아프신 분을 보니 차마 모른 척을 할 수가 없었다고 면접관님께 말했다"며 "다행히 면접관님이 이해를 해줘서 늦었지만 면접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그는 "1차 면접에 합격했다"며 "2차 면접을 진행 중"이라고 알렸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