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재개발조합측 의견 청취해 중재안 마련"
전국에서 모인 밀양박씨 규정공파 대종회 회원 1천여 명이 오늘(23일) 오전 경기도 고양 도심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전통 의상을 차려입고 풍물패를 앞세워 거리로 나온 이유는 600년 역사를 지닌 두응촌 묘역의 재실인 '추원재' 철거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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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원재에서 경기 고양시청까지 거리 행진에 나선 밀양박씨 규정공파 |
밀양박씨 규정공파 측은 "경기 고양시가 원당 1구역 주택재개발사업 부지에 추원재를 포함시키고 철거 방침을 세웠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고양시가 두응촌과 추원재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우리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재개발사업지에 포함시켰다"며 "조상님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하는 치욕스런 지경에 이르렀다"고 분노감을 표출했습니다.
회원들은 추원재에서 고양시청까지 1.5km 거리행진을 했고, 대종회장 등 3명은 삭발을 하며 "철거 결사반대"를 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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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시청 앞에서 삭발에 나선 밀양박씨 규정공파 회원들 |
또, 이동환 고양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청사 내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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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환 고양시장 면담을 요청하며 경찰과 대치 중인 밀양박씨 규정공파 |
추원재는 밀양박씨 규정공파의 선조를 모시는 재실로, 임진왜란·병자호란 등 국가적 변란 때 소실됐다가 1934년 창건해 이후 한국전쟁 때 다시 전소했으나 1956년 복원됐습니다.
이곳에는 1370년 조성된 고려 전법판서 겸 상장군을 지낸 박사경 묘를 비롯해 조선 중기 6조 판서와 양관 대제학을 지낸 낙촌공 박충원, 영의정을 지낸 숙민공 박승종의 묘 등 3개 묘역에 56기의 묘가 조성돼 있습니다.
특히 박충원 묘역은 1989년 고양시 향토유적 26호로 등록됐으며, 묘에서 출토된 '박충원 백자청화묘지' 8점은 2018년 경기도 유형문화재 318호로 등록돼 경기도 박물관에 보관·전시 중입니다.
고양시 측은 "밀양박씨 종중이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밀양박씨 규정공파 측은 "처음부
이에 대해 고양시 관계자는 "밀양박씨 대종회와 재개발조합 쪽 의견을 폭넓게 듣고 중재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양쪽이 중재안에 동의하면 사업 변경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추성남 기자 sporch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