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쭐' 났던 치킨집 사장님 공황장애…"극단적 선택 협박 받아"

↑ 박재휘 치킨 프랜차이즈 철인7호 홍대점 대표 [사진 = 매경DB]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돈쭐'이 났던 치킨집 사장님이 일부 고객으로부터 협박에 시달려 공황장애까지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돈쭐이란 '혼쭐을 내다'란 말에서 따와 선행을 베푼 가게에 일부러 주문을 넣거나 후원을 하는 일종의 온라인 운동을 뜻한다.
SBS Pick이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홍대 인근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재휘 대표는 치킨을 사먹을 돈이 부족했던 형제에게 배고프면 언제든지 찾아오라며 치킨을 줬다. 치킨이 먹고 싶었던 동생은 이후에도 형 몰래 박 대표의 치킨집을 몇 번 더 방문했고, 그 때마다 박 대표는 치킨을 무료로 제공하는가 하면 머리가 자라 덥수룩하다며 이발을 시켜주기도 했다.
이 같은 박 대표의 선행은 형이 해당 치킨집 본사에 손편지를 보내면서 알려졌다. 해당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퍼지면서 인근 지역 소비자들은 치킨을 주문한 뒤 치킨을 받지 않는 식으로 박 대표를 후원했으며, 그는 서울시 명예시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해당 사연이 알려진 뒤 많은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고, 그는 소비자들이 보낸 후원금에 자신의 사비를 보태 결식아동에게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해당 사건 이후 공황장애를 겪으면서 박 대표는 우울증 약을 복용하기까지 했다. 박 대표의 돈을 노린 일부 사람들이 "언제까지 해당 계좌로 입금하지 않으면 당신 가게 앞에서 극당적인 선택을 하겠다"는 식의 협박을 벌이는가 하면 그의 가슴을 손으로 치며 술주정을 했다.
박 대표는 밀려드는 주문에 가게 문을 잠시 닫으면서 이후 형제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