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가대표 출신 40대 남성이 자신의 차량을 들이박고 도망간 뺑소니범을 끈질기게 추격해 경찰 검거에 도움을 줘 화제다. 더군다나 그는 피해 당사자였다.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국가대표 수구선수 출신 이민수씨(43)는 지난 19일 오후 4시24분께 서구 가좌동의 한 도로에서 흰색 승합 챠량에 접촉 사고를 당했다.
그런데 흰색 승합차 운전사 A씨는 사고를 낸 직후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도주하기 시작했다.
이에 이씨는 A씨가 음주운전으로 의심해 우선 경찰에 신고한 뒤 자신의 차를 들이박은 흰색 승합차를 뒤쫓았다.
또한 이씨는 도주 차량을 추격하는 과정에서 해당 승합차 손잡이에 혈흔이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심상치 않다고 느낀 이씨는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다.
이씨는 SBS 인터뷰에서 "(A씨가) 일부러 창문을 내리고 얼굴을 이렇게 하면서 보여줬다. 온몸이 다 피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도심 추격전은 약 7km에 걸쳐 10분간 이어졌고 A씨의 차량은 오토바이 운전자를 들이 받기도 했다.
중구에 있는 한 고등학교로 차를 몰고간 A씨는 막다른 길에 다다르자 갑자기 흉기를 꺼내 자해했다. 이를 목격한 이씨는 구급차를 부른 뒤 자신의 차량으로 도주로를 막았고 오후 4시 35분경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A 씨를 체포했다.
충격적인 것은 붙잡힌 A씨가 경찰이 쫓고 있던 용의자였다는 것이다.
그는 승합차 안에서 30대 여성 B씨의 목을 조르고 어깨 등을 흉기로 찌른 뒤 도주하던 중 이씨의 차량을
붙잡힌 A씨는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현재 경기도청 수구팀 감독인 이씨는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수구 국가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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