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관심 가졌더라면...워터파크 사망 초등생, 물 위에 8분간 떠 있었다

↑ 시민들이 폭염 속에서도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태권도학원의 야외활동으로 워터파크에 간 어린이가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이는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사망했다.
초등학교 1학년생 A군(7세)은 지난 6월 25일 태권도학원 버스를 타고 강원도 홍천의 한 물놀이장으로 떠났다. 하지만 출발한 지 4시간도 채 되지 않아 파도풀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엎드린 채 수면에 떠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A군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다 41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A군의 부모는 아들의 죽음이 워터파크와 태권도학원의 관리 소홀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JTBC에 따르면 A군이 물에 빠진 시각은 오전 10시 41분이었지만, 구조된 시각은 10시 49분이었다. A군은 8분가량 홀로 방치돼 있었던 셈이다.
A군이 사고를 당한 장소도 석연치 않다. 이 워터파크의 파도풀은 120㎝ 이하 어린이의 경우 보호자와 함께 이용해야 하는 시설이었다. A군의 키는 117㎝에 불과했다. 정신을 잃은 A군을 발견한 신고자 역시 워터파크 안전요원이나 A군의 선생님이 아니었다. 이날 야외활동에 참여한 원생은 40명이 넘었지만 인솔자는 2명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의 부모는 최초 발견자가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 중에도 안전요원이 늦게 도착해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경찰 수사를 통해 의문이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다. A군의 부모가 선임한 법률대리인 강대규 법무법인대한중앙 변호사는 연합뉴스에 "아이가 물에 빠진 상태였음에도 구조요원이나 인솔자가 발견하지 못한 명백한 과실이 있다"며 "물놀이장은 중대재해처벌법에 의율될 수 있고, 태권도학원은 업무상과실치사에 의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원경찰청은 태권도학원 관계자를 상대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는지 조사 중이다. 워터파크에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