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 "어디서 약을 파나…누구한텐 목숨이 걸린 생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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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당치킨(왼쪽)과 홈플러스 홈페이지에서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당당치킨' / 사진=홈플러스 |
출시 약 한 달 만에 30만 마리가 팔린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이 치킨집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달갑지 않아 보입니다.
당당치킨의 한 마리 가격은 6,990원인데 마진이 남는 장사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겁니다.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일주일간 홈플러스 온라인에서 '치킨' 키워드 검색량은 전월 동기 대비 1,036% 증가할 정도로 당당치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앞서 유튜브에는 한상인 홈플러스 메뉴개발총괄이 한 인터뷰에서 "(치킨을 팔아도) 마진이 안 남는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며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재료를 대량 구매하고 직접 튀기고 있다"며 "손해 보면서 장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이 "6,990원이 남는다고? 어디서 약을 파냐"며 "내가 토요일 받은 생닭이 마리당 4,500원이고 지난주 받은 식용유 한 통이 67,000원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홈플러스는 가게 임대료도 안 내고 전기세, 가스비, 세금, 투자 비용 이런 거 한 푼도 안 내냐"며 "누구한텐 목숨이 걸린 생업이다. 제발 정의로운 척하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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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당치킨. / 사진=홈플러스 |
보통 닭은 중량별로 5호에서 17호까지 나뉘는데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점은 대개 가장 육즙이 많고 부드러운 10호 닭을 사용합니다. 반면 당당치킨 같은 대형마트는 8호 닭을 사용합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어제(11일) 기준 8호 닭고기의 시세는 4,244원이고 10호 닭고기의 시세는 3,923원입니다. 10호가 더 싼 듯하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도계 업계 마진, 운송비, 본사 마진 등이 더해져 보통 5,100~6,000원에 닭을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대형마트는 양계 업계와 연간 계약을 통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인 3,600~5,000원 수준에 들여옵니다.
치킨을 튀길 때 쓰는 튀김유와 치킨파우더 같은 재료도 프랜차이즈는 보통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 해바라기유 같은 고급 재료를 사용하지만 대형마트는 일반 식용유를 사용합니다. 고급 재료보다 더 많은 양을 사도 가격은 훨씬 싸기 때문입니다.
광고비, 배달 플랫폼 수수료, 본사 로열티, 치킨 무 등 프랜차이즈에 들어가는 비용이 대형마트에는 없다는 점도 당당치킨이 가격을 싸게 책정할 수 있는 이유로 보입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에서는 "마트 치킨 가격이 저렴하지만 맛과 품질 면에서는 프랜차이즈를 따라올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진열 상품을 에어프라이어로 돌려먹을 수밖에 없는 마트 치킨의 단점과 마늘 맛, 갈비 맛처럼 다양한 선택지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이에 당당치킨 같은 마트 치킨이 고객을 유인하는 미끼상품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치킨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자연스럽게 마트 내 다른 제품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다양합니다. "싼 게 비지떡일 줄 알았는데 맛있더라", "이런 가성비 메뉴가 더 나왔으면 좋겠다"거나 "소비자가 취향에 따라 가격과 품질을 보고 판단하고 선택할 일인 것 같다", "나는 돈 더 내고 더 따뜻한 치킨을 먹겠다" 등의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정희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ango19980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