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비는 80년 만의 폭우라 유독 피해가 컸지만, 사실 폭우와 침수는 해마다 일어나는 일이죠.
그때마다 하수관을 넓혀 물이 잘 빠지게 하겠다고 지자체들이 대책은 쏟아내지만, 말 뿐이기 일쑤입니다.
이번에 서울만큼이나 피해가 컸던 인천도 그랬는데요.
노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빗물이 허리까지 찬 도로에서 시민들이 잠긴 차를 미느라 애를 씁니다.
몇 년 전 이 도로의 하수관 용량을 늘렸는데도, 여전히 침수를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 인터뷰 : 강성주 / 인근 소매점 상인
- "4년 전에 한 번 이런(침수된) 적이 있었어요. 그다음에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는데 올해 갑자기 또 이래요."
인천은 다른 대도시보다 유독 하수관 용량이 작아 침수 피해가 날 때마다 인천시가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말 뿐이었습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이번 폭우 때 물이 허리까지 찼던 인천의 한 대로입니다. 2010년 태풍 곤파스가 지나간 뒤 인천시는 최대 20년에 한 번 올 비까지만 처리할 수 있었던 인천의 하수관을 30년에 한 번 올 비도 감당하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당시 하수도 정비계획에서 해마다 인천 전체 하수관 확장과 정비에 써야 할 돈은 1,600억 원으로 추산됐습니다.
하지만 2012년부터 지난 10년간 투입한 예산은 한 해 46억~107억 원으로 계획 대비 10%가 채 안 됐습니다.
그나마 이 돈은 낡은 하수관을 고치는 데 대부분 들어갔고, 하수관을 큰 것으로 바꾸는 데에는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구청 관계자
- "(노후 하수관을) 다시 정비하는 사업은 하고 있긴 한데, 현재 확장이라든지 그런 사업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수관을 확장해도 숙제는 또 있습니다.
하천과 가까운 저지대는 하수관이 커져도 하천에 물이 불어 수위가 높아지면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수관 확장뿐 아니라 빗물을 모아두는 대규모 저류장과 강제로 물을 내보내는 펌프장이 절실하지만, 엄두도 못 내는 상황입니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더 짓지 않아 인천의 빗물 저류장은 단 한 곳뿐입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이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