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내린 많은 비에 도심 재래시장도 피해를 입긴 마찬가지입니다.
시장 골목엔 진흙 투성이 쓰레기로 변해버린 가구와 냉장고가 잔뜩 쌓였고, 하나라도 더 건져서 써보려는 상인들은 한숨만 나옵니다.
홍지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재래시장 상인들이 가구들을 가게 밖으로 빼냅니다.
골목에는 빗물에 잠겨 더는 사용할 수 없게 된 의자와 냉장고를 비롯한 물건들이 금세 높이 쌓였습니다.
세차게 내리던 비가 잠깐 그치면서 이제야 진흙물을 씻어낼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릇 하나라도 다시 쓰려고 헹궈내는 상인들은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립니다.
▶ 인터뷰 : 박남숙 / 재래시장 상인
- "물살이 너무 세서 못 가는 거야. 그래서 너무 힘들어서 밑으로 내려가는데 목까지 차오르더라고…."
30년 동안 시장에서 옷장사를 한 이성분 씨는 야속한 폭우에 눈물까지 보입니다.
▶ 인터뷰 : 이성분 / 재래시장 상인
- "(포장을) 다 벗기고 이걸 젖은 걸 싸게 팔아야죠. 1천 원이고 2천 원이고 얼마라도 건져야 하는데…."
▶ 스탠딩 : 홍지호 / 기자
- "가게 밖에는 젖은 물건들이 이렇게 쌓여 있습니다. 봉투에 든 양말이나 속옷들도 대부분 폐기처리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인근의 다른 시장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종아리까지 차버린 빗물에 모터가 고장나면서 횟집 수족관을 비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 인터뷰 : 황인제 / 재래시장 상인
- "지금은 영업을 못 하니까요. 사람이 지금 금방 고쳐서 되는 것도 아니고 전부 점검을 해야 되고, 수족관 청소도 다 해야 되고…."
일부 지원금이 나올 예정이지만, 쓰레기나 다름없는 물건들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당장 장사까지 접게 된 상인들에겐 한숨만 남았습니다.
MBN뉴스 홍지호입니다. [jihohong10@mbn.co.kr]
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