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이은해 119 신고하는 목소리 공개…"물에서 안 나와요"

검찰, 119 통화 녹취록·생명보험 가입 이력·출국 기록 등 자료 제출
이 씨 목소리 공개되자, 피해자 누나 흐느껴

↑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 씨 / 사진 = 연합뉴스

"안 보여요. 물에서 안 나와요. 빨리 와주세요."

'계곡 살인 사건' 직후 119에 신고하는 피의자 이은해(31)씨의 목소리가 법정에서 공개됐습니다.

오늘(9일) 오후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이규훈) 판사 심리로 열린 이 씨와 조현수(30)씨의 속행공판에서 검찰은 서증조사를 통해 당시 사건 기록을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검찰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이 씨와 동행인의 신고 당시 음성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이 씨의 동행인은 "계곡에서 떨어져서 사람이 안 보여요, 용소계곡이요"라고 다급한 목소리로 119 상황실 소방대원에게 전했습니다.

이어 빠진 지 얼마나 됐는지 묻는 소방대원의 질문에 "5분 정도가 됐다. 물 속에 잠겨 있다"고 말했습니다.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보던 피해자 A 씨(사망 당시 39세)의 누나는 이 씨의 목소리가 법정에 흘러나오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흐느꼈습니다. 수의를 입고 피고인석에 앉은 이 씨는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이날 검찰은 녹취록과 함께 A 씨가 다이빙하기 직전의 영상, 이 씨와 조 씨가 A 씨에게 먹은 음식에 복어 독을 넣었다는 대화 내용이 담긴 텔레그램 메시지도 공개했습니다.

이밖에도 A 씨 앞으로 가입된 생명보험 가입 이력, 이 씨와 조 씨의 내연관계 증거, A 씨 사망 직전과 직후 해외여행을 다녔던 기록 등을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 '계곡 살인 사건'의 발생 장소인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 물놀이 안전 주의를 당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한편, ‘계곡 살인’ 사건 발생지인 경기 가평시의 용소계곡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물놀이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래도 관광명소였지만 해당 사건 이후 궁금증에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겁니다.

뉴스1에 따르면 지난달 23일에는 관광객 수십 명이 용소계곡을 찾았는데, 이들은 줄지어 서 있다가 물속으로 차례차례 뛰어 내렸습니다. '사망사고 발생지역'이라는 현수막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용소계곡 다이빙 장소 수심은 약 5m입니다. 지난해 7월에도 이곳을 방문한 30대 남성이 익사하는 등 사망사고가 잦은 곳이라 주의가 요구됩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부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