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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단체 관계자가 지난 4일 낙동강 하류지점인 경남 김해시 대동면 김해어촌계 대동선착장에서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 물을 와인잔과 손으로 받아 보여주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녹조가 역대 최악의 수준이지만 경남에서는 부산 식수 공급을 반대하고 있어 부산시민들의 먹는 물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7일 낙동강네트워크와 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폭염과 가뭄 속에 낙동강 수질이 역대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낙동강네트워크 측은 "지난해 혹서기 낙동강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미국 연방환경보호청(EPA) 물놀이 금지 기준의 최대 740배였지만 올해는 혹서기가 오기 전에 최대 1075배를 기록했다"며 "낙동강의 상태는 지금 정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올해 녹조는 '역대급'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6월 23일부터 취수원인 물금·매리 지점에 '경계' 단계가 발령됐다. '경계'는 남조류 세포 수가 ㎖ 당 1만 세포 수 이상 발생 시 발령된다. 지난달 25일 남조류 세포 수는 14만4450/㎖ 다. 남조류에 의해 생성되는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상황도 심각하다. 환경단체가 지난 6월 낙동강 18개 지점을 조사한 결과 최대 8600㎍/ℓ 검출돼 EPA 물놀이 금지 기준의 1075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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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이 이어지는 지난 4일 경남 창녕군 길곡면과 함안군 칠북면 경계에 위치한 창녕함안보 일대 낙동강에서 녹조가 관찰되고 있다. 강물이 녹색 물감을 푼 듯한 모습이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부산시는 낙동강 원수가 아닌 수돗물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당분간 큰 비가 없고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취수 단계부터 정수 공정 전반을 점검하고 대비하기로 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 생명을 담보로 제대로 된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며 "마이크로시스틴 측정 방법과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환경운동연합의 발표에 따르면 낙동강 물로 키운 상추에서 1㎏당 67.9㎍(마이크로그램)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농작물 내 마이크로시스틴 기준(사람 몸무게 1㎏당 하루 0.04㎍)을 적용했을 때 몸무게 30㎏ 초등학생이 하루 상춧잎 3장만 먹어도 WHO 기준을 초과하는 셈이다.
부산의 식수원인 낙동강 오염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먹는 물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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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이 이어지는 지난 4일 경남 창녕군 길곡면과 함안군 칠북면 경계에 위치한 창녕함안보 일대 낙동강에서 녹조가 관찰되고 있다. 강물이 녹색 물감을 푼 듯한 모습이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정부는 '합천 황강 복류수(하루 45만 t)'와 '창녕 강변여과수(하루 45만 t)'를 개발해 48만t을 경남 중동부 지역에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 42만t을 부산에 공급할 계획이다.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이 사업은 하반기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수립 용역, 2024년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2025년 착공, 2028년 준공될 예정이다.
경남도의회는 환경부에 "주민 동의 없이 추진하는 황강광역취수장 설치와 창녕 강변여과수 개발 계획을 중단하라"며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창녕·거창·합천군 주민들이 반대하는 현행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철회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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