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2세인데 급히 돈이 필요하다. 비서를 보내겠다"며 채팅앱에서 만난 여성들을 상대로 억대의 돈을 뜯어낸 사기범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재벌 2세와 비서 모두 사기범이 벌인 1인 2역의 감쪽같은 연극이었습니다.
이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찰들이 한 건물 엘리베이터에 탑승합니다.
잠시 뒤 모자를 눌러쓰고 검은 마스크를 쓴 남성이 수갑을 찬 채 경찰과 함께 나타납니다.
재벌 2세라며 여성들을 속여 돈을 뜯어낸 40대 남성이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입니다.
▶ 인터뷰 : 목격자
- "수사 그런 것 때문에 왔나봐, 사람 알아본다고. 경찰차 3대 왔었어요."
이 남성은 채팅앱에서 만난 여성에게 고급 승용차 사진을 보여주며 자신을 재벌 2세로 소개했습니다.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돈이 필요하다며 여성들에게 돈을 요구했고, 비서가 직접 나가서 돈을 받을 것이라는 말에 여성들은 속아 넘어갔습니다.
여성들에게서 돈과 시계를 받아간 비서는 알고보니 재벌2세와 동일 인물이었습니다.
1인 2역의 감쪽같은 연극으로, 2019년부터 서울과 울산 등을 다니며 억대의 돈을 뜯어냈습니다.
용의자를 추적해온 경찰은 지난달 27일, 신용카드 사용 흔적을 단서로 수배망을 좁혔습니다.
▶ 스탠딩 : 이혁재 / 기자
- "경찰은 잠복 수사 끝에 남성이 있는 곳을 특정했고 저항하는 남성을 검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재벌 행세를 하던 남성은 받은 돈을 "유흥비로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남성을 구속하고 조사를 마치는대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이혁재입니다. [yzpotato@mbn.co.kr]
영상취재: 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이주호
그래픽: 임주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