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영·양금덕 할머니, 1944년 미쓰비시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서 강제노역
![]() |
↑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인 정신영 할머니가 4일 오후 후생연금 탈퇴수당으로 99엔을 지급한 일본 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눈가를 닦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애들 과잣갑도 안 되는 돈을 보내왔다"
후생연금(노동자연금보험) 탈퇴 수당으로 931원(99엔)을 받게 된 강제 동원 피해자 정신영(92) 할머니는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후생연금 탈퇴 수당은 일본 정부가 한국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당시 가입한 연금을 탈퇴하는 수당으로 지급한 돈입니다.
오늘(4일) 오후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이러한 행태를 규탄했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정 할머니는 "15살 어린 학생을 거짓말로 일본에 데려가서 거지도 못 먹을 밥을 줬다"며 "무슨 마음으로 이 돈을 송금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습니다.
정 할머니는 "할머니들은 이제 (살아있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일본이 어서 사죄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도 지난 2009년 일본 정부로부터 '99엔'을 받았습니다.
양 할머니는 "그때 준 돈은 안 받겠다고 던져버렸다"며 "괘씸해서 사람이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이어 "우리나라는 이제 다른 어느 나라에도 지지 않는 나라가 됐다"며 "일본의 사죄를 꼭 받아낼 수 있도록 힘을 합쳐 도와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정 할머니와 양 할머니는 지난 1944년 5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로 끌려가 한 푼도 받지 못하고 강제 노역을 했습니다.
당시 정 할머니의 나이는 만 14세에 불과했습니다.
![]() |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후생연금 탈퇴수당으로 99엔을 지급한 일본 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는 무릎 꿇고 사죄해도 부족할 판에 90대 피해 할머니들에게 껌 한 통 값도 안되는 한화 931원을 지급해 또 한 번 피해자들을 악의적으로 우롱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지금이라도 99엔 지급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강제 동원 피해자들의 미불 임금과 연금 기록을 전면 공개해 제대로 지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또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강제동원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해결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정부
시민모임은 "해결 방안은 가해 국가가 내놓아야 할 일이지 피해국이 내놓아야 할 일이 아니다"라며 "사죄 한마디 듣는 것이 유일한 소원이라는 양금덕 할머니의 간절함에 우선 답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부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