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람 생명을 바이러스 취급…강력한 규탄 필요하다"
"직접 챙기겠다고 한 文, 관련 내용 대통령기록물로 지정"
지난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의 아들이 유엔 북한인권보고관에게 "북한의 실태를 널리 알려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 고 이대준 씨 아들이 유엔에 보낸 편지 / 사진 = 유족 측 김기윤 변호사 제공 |
이대준 씨 유족 측 변호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2일 이대준 씨 아들이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보고관에게 이메일로 서한을 보냈다"며 한글·영문 서한을 공개했습니다.
이 씨의 아들 A 군은 "아버지가 북한군에게 총살을 당하고 시신이 불 태워진, 반인권적인 북한 행위의 심각성이 가져온 한 가정의 불행에 대해 말씀드리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북한에 대한 강력한 규탄이 필요하다"고 적었습니다.
A 군은 "북한은 사람의 생명을 코로나 바이러스 취급하며 민간인을 총살하고 시신까지 불태워 유골조차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지 않았다"며 "어머니와 저, 동생은 아버지의 죽음조차 확인하지 못했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대한민국의 문재인 정부는 월북자라는 오명까지 씌워 그 죽음을 정당화 시키는 반인권적인 행동을 하고, 제 가족에게 진실 된 사과 한 마디 없이 북한을 두둔하는 모습까지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A 군은 "2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을 보내면서 아버지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기 위해 안 해본 것이 없다"며 "안보실, 국방부, 해경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거부되면서 소송까지 진행하게 됐고, 승소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국민을 상대로 항소로 대응하며 진실을 은폐하려고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고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가운데)가 지난 7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대통령지정기록물 정보공개청구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씨 양옆은 김기윤 변호사(오른쪽)와 구충서 변호사. / 사진 = 연합뉴스 |
편지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관련 내용 다수를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한 것을 규탄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A 군은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하신 문 전 대통령의 편지 내용을 믿고 기다렸지만, 아무 조치 없이 퇴임하며 관련 서류를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봉인해 15년 동안 확인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인권보고관님께 부탁 드리고 싶다"며 "생명이 인권을 침해 당하고 사실이 왜곡되며 진실이 은폐
그러면서 "더 이상은 아버지 죽음과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저희의 아픔과 북한의 실태를 널리 알려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부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