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잠수함이 암호해독기가 있는 독일군 잠수함을 탈취해 전세를 역전시킨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실화를 담은 이 영화는 심해의 잠수함에서 목숨을 내놓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내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도 마지막 '금녀'의 공간이었던 잠수함에 2024년부터는 여군이 탈 수 있게 됐습니다.
세계에서 14번째, 아시아에서 세 번째인데, 여성 파일럿이 창공을 누비고, 육군에선 이미 여성만으로 구성된 대테러 특수부대, '독거미부대'가 활약하는 걸 보면, 사실 늦은 거죠.
그런데 이 소식이 반갑지만은 않은 건 왜일까요. 잠수함 근무는 몇 개월씩 바다 밑에서 항해하면서 외부와 휴대폰도 연결이 안 되니 사생활은 포기해야합니다.
또 잠수함 내 승조원의 1인당 거주 공간은 1.1평 정도로 교도소 독방보다도 좁아서 33평 아파트에 30~40명이 모여 사는 것과 비슷합니다.
여군의 위상이 높다는 미군도 2014년 핵잠수함에서 여군 장교 샤워 장면을 1년 넘게 몰래 촬영해 함께 돌려봐 형사처벌을 받았을 정도니 걱정이 되는 겁니다.
우린 아직도 성추행을 당한 뒤 2차 가해로 고통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여군 사건 같은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죠. 휴대전화로 외부에 도움 요청이 가능한 상황에서도 말이죠.
1985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여성 승조원을 잠수함에 태운 노르웨이나, 잠수함 내 여성용 공간을 두지 않고 'one crew' 정신을 강조하는 네덜란드에서 별문제가 없는 건, 이들 나라의 군기가 엄하거나 처벌이 강력해서가 아니라, 사회 문화적으로 남녀평등에 대한 높은 성인식 덕분이라고 봐야 합니다.
여성 승조원을 위한 시설보완, 물론 중요하겠죠. 하지만 더 시급한 건 우리 사회의 성평등 의식 개선과 아직도 군에서 차별받고 따돌림받는 여성의 인권 아닐까요? 문제를 정확히 짚는 것, 그것이 바로 문제를 해결하는 길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잠수함에 여군 탄다는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