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중 제동이 걸리는 건 또 있습니다.
빚을 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돕는 '새출발기금'을 둘러싸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대출원금 탕감의 대상과 비율이 커 지방 재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건데,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는 성명서 발표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정부는 코로나19 위기로 빚을 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새출발기금'을 만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상환기간 연장과 금리 인하 그리고 대출원금의 60~90%를 감면해주는 내용이 골자로, 규모는 30조 원입니다.
▶ 인터뷰 : 김주현 / 금융위원장 (지난달 14일)
- "상환능력에 맞게 장기분할상환, 금리인하, 원금감면 등 과감한 채무구조, 채무조정을 지원하겠습니다."
그런데 일부 자치단체장들이 기금의 지원 범위 등을 수정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각 지자체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관계자
- "공동성명서가 시도의 의견을 다 받아봐야 해요. 전체적인 동의가 있어야만…."
여당인 국민의힘 자치단체장들까지 나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건 재정 부담 때문입니다.
지역신용보증재단은 자영업자의 빚을 대신 갚고 가지고 있던 구상채권을 새출발기금에 파는데, 이때 제값을 못 받고 넘길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60~90%는 탕감 범위가 너무 커 가격이 낮게 책정될 수 있다는 겁니다.
성명서에는 원금 감면 대상자를 기초수급자 등으로 한정하고, 원금 감면 범위도 60%보다 낮춰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정부 차원의 지원과 채권 매각가 보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매각가는 공정가치평가에 따라 정할 방침"이고 "잔여 이익은 신보에 돌려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새출발기금에 대한 세부안은 이번 달 중순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편집 : 이주호
그래픽 : 임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