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초교 조기입학, 1개월씩 12년간 앞당기는 방안도"

“만 5세 입학, 공정한 교육 기회 보장”
“오후 8시까지…오히려 돌봄공백 최소화”

↑ 초등생 입학(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연관 없습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1년 낮추는 학제개편안에 대해 해마다 1개월씩 12년에 걸쳐 입학 시기를 당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 장관은 오늘(1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입학연령을 만 6세에서 5세로 하향하는 정책에 대해 “너무나 많은 우려사항(이 있고), 어떤 선호도가 낮다고 한다면 사실은 12년에 갈 수 있겠다. 1개월씩 앞당겨서”라고 말했습니다.

이 경우 2025년에 2018년 1월∼2019년 1월생이 입학하고, 이듬해 2019년 2월∼2020년 2월생이 입학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진행해 2036년에 2029년 12월~2030년 12월 입학할 때까지 12년 동안 취학연령을 앞당기겠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교육부 측은 예시를 든 것이라며 국가교육위원회 공론화를 거쳐 지지를 받은 경우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장관은 업무보고 시 윤 대통령의 추진 의사를 묻는 질문에 “(윤 대통령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대를 굉장히 강조하시고, 그 전에 돌봄센터를 다녀오셨는데 학교보다 낙후된 시설에 아이들이 조밀하게 모여 있는 게 가슴 아팠다고 말씀하셨다”며 “학교가 눈으로 보시기에는 훨씬 더 나아 보였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학제개편안 추진이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해결책 아니냐는 물음에 “전혀 아니다”라며 “학령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에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인재로 커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식의 습득이라는 것은 누적적이고 축적되는 결과물”이라며 “조기에 그런 출발선상에서 공정한 교육기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학부모 사이에서 ‘만 5세 아이들이 초등학교 교육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탄력적 수업’을 제시했습니다. 박 장관은 “1학년 학생들에 대해서는 벨을 울리는 신간을 조금 다르게 갈 수 있지 않나”라며 “우려사항을 주신다면 앞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나갈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사진=연합뉴스

또한 박 장관은 유치원 등과 달리 공립 초등학교의 경우 저학년생을 오후 1시에 하교시켜 ‘돌봄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입학시기 단축으로 오히려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초등학교 1, 2학년에 대해서는 저녁 8시까지 돌봄을 보장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시설(돌봄)을 우리가 보장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여건이 된다면 조기 입학을 통해 아이들을 더 많이 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해외 선진국 다수에서 만 5세 입학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는 5세~7세가 전환기적 과정에 포함된다고 강조하며 “칼로 무 자르듯이 이 학년은 유치원, 이 학년은 초등학교 이런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모든 학제의 입학 시기를 1년씩 당기겠다는 업무계획 보고를 받고 “초·중·고 12년 학제를 유지하되 취학 연령을 앞당기는 방안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르면 2025년부터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앞당기겠다는 계획입니다. 학교 입학 시기가 빨라질 경우 학교를 졸업하는 시점도 앞당겨져 청년들의 사회 진출 시기 및 노동 기간을 늘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비용 추계 및 국민의견 수렴 등을 거치지 않은 상태입니다. 1949년 ‘교육법’ 제정 후 76년 만에 처음으로 학제를 바꾸는 만큼 상당한 여파가 예측됩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