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교실 희망 47만4559명 중 실제 이용자 절반에 불과…"돌봄 확충이 먼저"
↑ 초등학교 교실 / 사진=연합뉴스 |
교육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1살 하향 조정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한국전문대학교유아교육과교수협의회(이하 한유협)가 "만 5세 취학은 유아발달을 무시한 결정"이라며 반발한 가운데, 학부모들 역시 '돌봄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하며 반대의 의견을 보태고 있습니다.
1일 한유협은 공식 성명을 통해 최근 논의의 중심에 선 '만 5세 초등 취학'을 골자로 한 학제 개편안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최근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아이들의 성장 속도와 인지 발달 속도가 과거에 비해 빨라져 더 어린 나이에도 초등학교에 갈 수 있다'며 만 5세 초등 취학을 골자로 하는 학제 개편안을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이날 한유협은 박 장관의 주장에 근거가 없다며, "직접 아이들을 키운 학부모가 아이들의 부적응 상처만 남긴 경험을 통해 이미 만 6세 입학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2005년, 2009년, 10년마다 습관처럼 부상하는 만 5세 초등 취학 언급은 참담할 정도로 혼란을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한유협의 발언은 정부가 지난 1996년부터 만 5세를 초등학교 입학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나, 인지발달 정도 차이에 따른 부적응 등 '만 5세 초등 취학'에 따른 문제가 많아 해당 제도가 유야무야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유협은 68.4%의 OECD 국가들이 대부분 만 6세에 초등학교를 시작하고, 덴마크와 스웨덴 등 일부 국가는 만 7세에 초등학교를 시작하는 것을 예시로 들며, "인지교육은 조금 늦게 시작하는 것이 더 좋다는 연구들을 (해당 국가들이) 정책에 반영한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한유협은 "만 5세 아이들은 '유아'다. 지금 당장 놀아야 하고, 지금 당장 건강해야 하며,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 만 5세 초등 취학은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권리와 행복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유협은 "중차대한 정책을 비민주적 독단으로 기습 발표한 건 현장의 목소리와 학부모들의 생각, 전문가의 의견, 시도교육청의 협의도 없이 졸속으로 처리한, 전 국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교육부와 정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 사진=연합뉴스 |
한편, 앞서 교육부의 초등 취학 연령 하한이 발표된 후 학부모들은 일제히 '돌봄 공백'을 우려하며 반발했습니다. 학제개편에 앞서 돌봄 확충 등 인프라 개선이 먼저라는 것이 반발의 배경이었습니다.
2020년 11월에 진행된 범정부 온종일 돔봄 수요조사 결과, 초등학교 재학생과 예비 취학아동의 보호자 104만9607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7만4559명(45.2%)이 '돌봄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예비 신입생 학부모의 경우 70.5% 1학년과 2학년 학부모의 경우 각각 57.4%와 52.1%가 돌봄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나,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일수록 돌봄을 필요로 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돌봄 수요에도 공급은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2020년 돌봄교실을 이용한 수는 25만6213명으로, 돌봄을 희망한 전체 47만4559명의 절반 가량에 불과했습니다. 즉, 절반 이상의 학부모들은 돌봄 교실을 이용하지 못한 겁니다.
이처럼 현재에도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
전문가들과 학부모들이 일제히 반발의 의견을 표출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