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추는 방안의 추진과 관련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추세 속 사회진출 시기를 1년이라도 앞당겨보자는게 정부의 취지다. 그러나 공론화 과정 없이 기습적으로 공개된 학제 개편 방안을 놓고 후폭풍이 거세다.
↑ 서울 시내 초등학교 모습. [한주형 기자] |
이날 집회에는 교사노동조합연맹,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한국영유아교원교육학회, 전국유아특수교사연합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보육·유아교육·초중등 교사 단체부터 학부모 단체까지 총 36개 단체가 참여한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역시 이날 오후 2시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만 5세 조기 취학 개편안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30일부터 온라인을 중심으로 초등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5세로 낮추는 학제개편 방안을 두고 반대 서명도 받고 있다.
↑ 지난달 15일 오전 강원 춘천시 동부초등학교에서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여름방학 안내문을 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학제 개편은 특정 시점의 학생이 두 배까지 늘 수 있다는 점에서 교사 수급의 대폭 확대, 교실 확충, 막대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며 "이들이 입시, 취업 등에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등 이해관계의 충돌·갈등까지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범국민연대는 "만 5세 초등 조기취학은 유아들의 인지·정서발달 특성상 부적절하며, 입시경쟁과 사교육의 시기를 앞당기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역시 "청소년들을 직업 전선에 1년이라도 빨리 내보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시장과 기업의 가치에 매몰된 국정운영 철학의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연령별 발달과정에 맞지 않는 교육 환경과 이에 적응하지 못해 받게 될 아이들의 교육적 부작용,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교육부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한 온라인 맘카페 회원은 "어릴수록 개월수 차이에 따른 발육 상태 차이가 어마어마하다"며 "6,7세 보육 통합반도 피하는게 다 그런 차이 때문인데 아이를 낳고 키워봤으면 이런 정책을 밀어부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왜 2019년생 우리 애가 실험조가 돼야 하는 것이죠? 아이들은 실험용 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학제 개편 방안으로 초등학교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 사이 초등학교를 포기하는 이른바 '초포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으로 직장을 포기해야 하는 부모가 많은 현재 상황에서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라는 주장 역시 있다.
30대 한 워킹맘은 "워킹맘들이 그 힘들다는 젖먹이 때도 육아휴직을 안 쓰고 초등입학때 쓰는 이유가 바로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돌봄 공백이 너무 커지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학원 뺑뺑이를 돌리며 어렵게 맞벌이를 이어가고 있는데 정부 방안대로라면 경단녀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면 이르면 2025년부터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출 계획이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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