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월 대선에서 패한 뒤 26살 박지현 여성위 부위원장을 비상대책위 공동위원장으로 선임했습니다. 당시 윤호중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참으로 기대가 크다.'라며 당 쇄신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었죠.
그런데 지금 이들은 어디 있죠.
'면전에서 무시당하고 뒤에서는 한없이 까 내리며'
'여성 청년이 어떤 발언을 하면 누군가 배후에 누가 있을 것이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불과 넉 달 만에 당 지도부와 갈등을 겪다 길거리로 나앉은 상황이 됐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더 심각해 보입니다. 성 상납 의혹 등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전국을 떠돌고 있죠.
심지어 윤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 힘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문자가 공개되면서 '대통령이 당대표를 싫어했다.'라는 풍문은 거의 사실이 돼 버렸습니다. 윤 대통령은 선거 때 목이 터져라 그를 도운 당 대표를 내친 사람으로 여권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31살에 총리가 돼 2017년 당시 세계 최연소 국가수반이 됐습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유럽에선 젊은 대통령과 총리가 나라를 이끌고 있죠.
우리도 노년층이 사회 각 분야를 장악해 기득권을 유지하려 한다는 정치체제, 제론토크라시가 한국 정치를 휩쓸고 있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일 때가 됐습니다.
강준만 교수의 말대로 '청년은 늙은 정당의 주름을 가려주는 비비크림'이 아니잖아요.
반세기도 더 된 53년 전의 40대 기수론이 아직도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건, 우리 정치가 아직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일 겁니다.
지금 여의도에선 청년 정치를 받아줄 아량 있는 정치세력이나 명망 있는 선배 정치인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더 슬픈 현실인 거 같아 안타깝습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그 섬에 청년은 없었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