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마약 성분의 약품을 커피에 타서 마시게 한 뒤 내기 골프를 쳐 6천여만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커피에 약품을 너무 많이 넣어서 그랬을까요?
다음날까지 피해자 몸이 이상하자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이 들통났습니다.
강세훈 기자입니다.
【 기자 】
골프장 식당에서 남성 3명이 모여 커피에 무언가를 넣습니다.
그리고 지인 정 모 씨에게 커피를 마시게 한 뒤 내기 골프를 쳤습니다.
커피에 섞인 것은 불면증 치료에 쓰이는 마약 성분의 약품이었습니다.
평소 80대 타수를 치는 정 씨는 이날 게임에서 104타를 쳐 5천5백만 원 이상을 잃었습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피해자
- "(커피를 마시고) 빈 스윙을 했는데 다리가 휘청하더라고요. 그리고 두 번째 홀부터는 기억이 안 나요."
일당은 이른바 '선수'와 '바람잡이'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는데, 아마추어 대회 우승자도 있었습니다.
피해자가 몸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게임을 안 하겠다고 했지만, 일당은 두통약까지 건네며 끝까지 골프를 치게 했습니다.
▶ 인터뷰 : 심남진 / 전북경찰청 마약수사대장
- "타당 30만 원 정도의 내기를 했는데, 약기운이 올라오는 5홀부터는 타당 100만 원까지 (판돈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커피에 약품을 많이 탔는지 피해자가 다음날까지 약기운이 이어져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이 들통났습니다.
▶ 피의자 대화 녹음
- "너하고 나하고 솔직히 기술자(약물 커피 제조)는 아니잖아."
- "형님은 기술자지. 내가 기술자가 아니어서 스톱(조절)을 못 해서…."
일당은 "커피에 설탕을 탔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일당 가운데 2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
화면제공 : 전북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