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탄 커피 먹이고 '내기 골프'…6,000만 원 갈취한 일당 검거

경찰 "커피에 약물 타는 영상 확보"

↑ 골프(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연관 없습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약물을 탄 커피를 지인에게 마시게 한 뒤 내기 골프를 쳐 6,000만 원을 갈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전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혐의 등으로 A 씨(52) 등 2명을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B 씨(56)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앞서 이들은 지난 4월 8일 익산의 한 골프장에서 C 씨(52)에게 신경안정제로 알려진 로라제팜을 커피에 미리 타 마시게 한 뒤 내기 골프를 제안해 6,000여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 씨는 10년 지기 친구인 C 씨의 돈을 갈취하기 위해 공범 3명과 범행을 계획했습니다. 이들은 각각 약물커피 제조, 금전대여, 바람잡이 등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는 “한 타당 30만 원씩 판돈을 걸고 내기 골프를 하자”고 제안했고, 평소 골프 실력에 자신이 있었던 C 씨는 이를 수락했습니다.

A 씨는 범행 당일 커피에 약을 타 라운딩 전 C 씨에게 건넸습니다. 약 기운에 무력감 등을 느낀 C 씨는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했지만, A 씨는 ‘많은 사람이 모였는데 여기서 그만두면 안 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진통제와 얼음물 등을 건네며 경기 진행을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기에서 져 6,000만 원가량을 잃은 C 씨는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해 이후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C 씨의 소변 검사 결과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왔고, A 씨는 다른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가 수사에 나선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A 씨 일당 중 한 명의 차량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인 약물 150정을 압수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골프장에서 커피에 약물을 타는 영상을 확보했다”며 “C 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차량에서 압수한 향정신성의약품. / 사진=전북경찰청 제공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