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집에 김밥 40줄을 주문한 뒤 나타나지 않고, 카페에 가서 커피 10잔을 시키고 사라진 남성이 있습니다.
김밥과 커피 모두 버릴 수밖에 없었는데, 주문한 사람은 재미삼아 한 행동이었겠지만, 사장 입장에선 화가 날 수밖에 없겠죠.
여성이 운영하는 가게를 골라 이렇게 가짜 주문을 하는 일이 서울 강동구 지역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김태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김밥 한 줄을 먹으면서 유심히 김밥집 안을 지켜봅니다.
다음 날, 다시 나타난 이 남성은 김밥 40줄을 포장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약속 시간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입금해준다던 돈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김밥집 사장
- "(남성이) 어제 먹었는데 김밥이 너무 맛있어서 주문한다고 그래서…. 요새 물가 비싼 거 다 알잖아요. 점심시간에 손님도 몇 테이블 놓치고, 버릴 때가 제일 속상했어요."
남성이 알려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더 황당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 인터뷰 : 김밥집 사장
- "모르는 여자분이 전화를 받아요. 첫 마디가 '이분 찾으러 안 갈 거예요' 그러더라고요."
전화를 받은 여성은 자신도 번호를 도용당한 것 같은데 이런 하소연 전화를 종종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골탕을 먹은 곳은 김밥집만은 아니었습니다.
▶ 스탠딩 : 김태형 / 기자
- "김밥집에서 100미터가량 떨어져 있는 곳에 있는 카페입니다. 이곳에서도 김밥집과 같은 방식으로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2월, 남성이 커피 10여 잔을 주문하고 사라졌다는 겁니다.
이 남성이 남긴 번호는 김밥집에 남긴 번호와 같았습니다.
▶ 인터뷰 : 카페 사장
- "경찰에 신고할까 고민도 하긴 했는데, 어떻게 보면 너무 소액이기도 해서…. 정확한 범죄로 경찰서에서 인식을 할까, 또 보복하거나 그러진 않을까."
경찰은 주로 서울 강동구 지역을 돌아다니며 허위 주문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태형입니다. [ flash@mbn.co.kr ]
영상취재 :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그래픽 :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