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데이트폭력 사망' 남성, 징역 7년 확정…쌍방 상고 포기

1·2심 징역 7년…“상해치사 인정”
검찰·피고인, 상고 기한 내 상고장 미제출

↑ 지난해 7월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발생한 이른바 `마포 데이트폭력 사건`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 화면. / 사진=MBN 뉴스파이터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여자친구 고(故) 황예진 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 A 씨의 형이 확정됐습니다.

오늘(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 씨와 검찰 측이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 6-3부(부장판사 강경표, 원종찬, 정총령)에 상고 기한까지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아 재판부가 A 씨에 선고한 7년 형이 확정됐습니다.

앞서 A 씨는 지난해 7월 25일 황 씨와 말다툼 중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는 주변인에게 자신과 연인 사이임을 알렸다는 이유로 말다툼 도중 황 씨를 침대로 밀어 넘어뜨렸습니다. 이후 자리를 뜨려는 자신을 황 씨가 쫓아와 머리채를 잡자 화가 나 머리를 벽에 부딪히게 하는 등 황 씨를 수차례 폭행했습니다. 황 씨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 이후에도 4차례나 폭행을 이어가 발견 당시 황 씨는 머리뼈와 뇌, 목 등이 손상된 상태였습니다. 병원으로 이송된 황 씨는 3주간 의식을 되찾지 못하다가 지주막하 출혈로 사망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A 씨가 피해자를 우발적으로 폭행하며 상해치사에 이르게 된 것으로 판단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교제를 원하지 않는 여성에 대한 보복 의도를 가지고 계획적으로 살인 범행에 이르게 한 사안과는 다르다”며 “의도적으로 살해하거나 살해 의도로 피해자를 방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항소심서 A 씨 측은 상해치사보다 형량이 낮은 폭행치사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검찰 측은 원심이 정한 징역 7년은 지나치게 가볍다며 징역 10년을 구형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차 폭행 때 유리벽으로 피해자를 10회 밀어붙였는데 반동으로 머리가 흔들려 손상을 입을 수 있던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상해치사혐의를 유죄로 보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한편, 유족 측은 항소심 선고 직후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고 거짓말을 한다. 재판부와 검찰 측이 이 사건을 다시 바라봐주시고 살인죄를 적용해 달라”며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 혐의’가 적용된 데 대한 유감을 드러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