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과 성관계 후 "성인으로 알아"…어거지 주장 남성 징역 2년

재판부 "초등학생용 액세서리 사준 사실" 주장 납득 어려워

↑ 채팅앱/ 사진 = 연합뉴스

랜덤채팅에서 만난 초등학생과 성관계를 맺은 남성이 성인인 줄 알았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실형을 선고 받고 구속됐습니다.

오늘(23일) 법조계에 의하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합의1부의 최지경 부장판사는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또한 재판부는 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에 3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습니다.

2020년 10월 A씨는 랜덤채팅에서 당시 11살인 B양을 알게 되었고, 이후 실제로 만나 차에 태운 뒤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미성년자 의제강간죄는 성적 자기 결정권을 갖지 못하는 16세 미만 청소년을 간음·추행한 경우 강간죄에 준해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16세 미만이라는 사실 또는 가능성을 인지했다는 게 입증되면 죄가 성립합니다. 따라서 A씨가 이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가 재판의 주요 쟁점이 됐습니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B양을 19세로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범행 당시 B양이 초등학생임을 확정적 또는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B양의 당시 외모와 증언하는 모습, 사용하는 말투와 태도 등을 고려했을 때 또래와 비교해 매우 성숙한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또 B양이 A씨에게 여러 차례 12세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허위 증언했을 이유가 없는 점, 만난 시간이 짧지 않기 때문에 A씨가 B양 외모와 태도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점을 들어 A씨가 미성년자임을 인식했을 것이라고 재판부는 판단했습니다.

결정적으로 A씨는 B양에게 범행 직후 문구점에 들러 초등학생이 할 법한 몇천 원짜리 액세서리를 사줬는데 법원은 이점을 근거로 A씨가 B양을 19세로 알고 있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나이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며 "초범이고 약점이나 처지를 이용해 성관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A씨는 1심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