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떨어뜨려 의식불명 빠지게 한 '아영이 사건' 간호사 징역 6년

간호조무사 징역 6개월에 집유 2년…병원장, 벌금 3백만원 선고
재판부 "이 사건 없었으면 다른 학대 밝혀지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것도 참담"

부산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신생아를 바닥에 떨어뜨려 의식 불명에 빠지게 한 이른바 '아영이' 사건 간호사가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부산지법 제6형사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오늘(22일) 열린 해당 사건 선고공판에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상습학대),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간호사 A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 아동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습니다. 이와 함께 A 씨에게 내려진 보석을 취소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이때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간호조무사 B 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아동학대 예방교육 강의 수강과 3년간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직원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의료법·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 C 씨에게는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됐습니다.


'아영이 사건'은 지난 2019년 부산의 한 산부인과 병원 신생아실에서 태어난 지 닷새 된 아영 양이 무호흡 증세를 보이며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 사건을 말합니다.

당시 아영 양의 부모는 신생아실에서 학대가 된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CC(폐쇄회로)TV를 통해 한 간호사가 아이의 발을 잡고 거꾸로 들어 흔드는 등의 확대 정황이 밝혀졌습니다. 경찰과 검찰 수사 결과 A 씨 등은 2019년 10월 5일부터 같은 달 20일까지 모두 14명의 신생아를 확대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이들은 아영 양을 알 수 없는 방법으로 바닥에 떨어뜨려 두개골 골절상 등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습니다. 아영 양은 머리둘레의 4분의 1인 8.5㎝ 골절상을 입었고, 뇌출혈까지 발생해 의식불명에 빠졌습니다.

이에 A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아영 양이 당한 상해가 태생적 문제거나 출산 과정에서 입은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사고 당시 A 씨가 임신한 상태로 3일 연속 밤 근무를 해 스트레스가 컸다고도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영 양이 출산 과정에서 두개골이 다쳤을 가능성이 낮고, A 씨의 심리 상태 또한 참작 사유로 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상황, 전문의 감정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근무시간에 아이에게 사고가 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신생아실의 간호사로서 신생아를 안전하게 보살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의무를 방기한 부분은 본인의 처지가 힘들고 고달프다는 것으로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CCTV 영상을 보면 신생아들을 거꾸로 들어올리거나 엉덩방아를 찧게 하고, 바닥에 떨구듯이 내려놓는 등의 모습이 보인다"며 상습 학대 혐의도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신생아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피고인의 반인류적인 행위로 신생아는 지금 기대 수명이 현저히 낮아졌다. 신생아들에게 평생의 고통을 안겨줬다"고 덧붙였습니다.

나아가 재판부는 "뱃속에서부터 교감하던 부모 입장에선 위중한 상태에 놓인 자식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마음을 헤아리기도 힘들다"며 "이 사건이 없었으면 다른 학대 사건이 드러나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상황도 참담하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관련 기관·시설에 7년 취업제한을 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간호조무사 B 씨에게는 징역 6개월과 취업제한 3년을, 병원장 C 씨에 대해서는 벌금 3000만 원을 구형했습니다.

[이지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mat1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