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보이스피싱 조직원 10년만에 필리핀서 검거

↑ 서울서부지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피해자 475명에게 약 3억3000만원을 뜯어낸 보이스피싱 사기 일당의 공범이 10년간의 도피 끝에 필리핀에서 검거돼 구속 기소됐다.
21일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장소영)는 해외에서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공범 A씨를 10년 간의 추적 끝에 검거해 직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직구속 기소는 경찰이 '혐의없음' 또는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직접 구속기소하는 것을 말한다.
A씨는 지난 2011년 11월부터 2012년 8월까지 중국과 필리핀의 보이스피싱 사무실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며 피해자 475명을 상대로 약 3억3000만원을 편취하는 데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대출을 빌미로 인지세 등 부대비용 명목으로 대포계좌를 통해 돈을 입금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지난 2012년 8월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조직원 B씨와 C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는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이들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을 분석해 추가 범행을 확인하고 보완 수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이 조직은 B씨와 C씨 외에도 총책 3명, 국내 및 해외 관리자 2명, 모집책 1명, 상담원 5명 등 총 13명이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대포계좌 분석,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이 필리핀에서 피해자 433명에게 약 2억6000만원을 편취한 사실을 파악해 8명을 기소했고, A씨를 포함해 해외로 도주한 5명에게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인터폴에 국제공조를 요청한 검찰은 10년이 지난 지난 6일 필리핀에 거주하던 A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14일 필리핀에서 송환된 A씨를 체포한 검찰은 피해자들의 인적사항 자료를 전면 재분석해 피해자 42명에 대한 7000여만원 규모의 사기가 추가로 있었던 점을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영상녹화 조사로 A씨에게 범행을 자백받았고, 도피 목적으로 해외에 출국했을 때 총책과 접선한 정황증거도 확보했다"며 "향후에도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해 엄정 대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