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고 여름 피서철까지 겹치면서 등산객이 많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일부 등산객들이 정해진 탐방로를 벗어나 출입이 금지된 샛길 산행을 즐기면서 자연훼손은 물론 안전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남주 기자가 단속 현장을 동행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정규 탐방로 대신 금지된 샛길을 이용하는 등산객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보고자 국립공원관리공단 단속반과 함께 출입금지구역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산길을 따라 올라가 보니 나무 그늘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노부부가 보입니다.
단속반의 경고성 발언에도 남성은 돗자리에 누워서 일어날 생각조차 없습니다.
▶ 인터뷰 : 불법 등산객
- "나이 80살 먹은 놈이 출입을 뭘 알기를 알아? 과태료 한다면 내가 얼마든지 법원 가서 항의할 거야!"
금지구역으로 몰래 들어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던 한 남성, 적발되자 잘못을 인정합니다.
▶ 인터뷰 : 불법 등산객
- "죄송합니다. (앞으로 안 들어오실 거죠?) 예!"
맨발로 돌아다니며 삼림욕을 즐기던 남성 또한 과태료 처분 대상입니다.
누군가 볼일을 보고 뒤처리를 안 해서 똥파리가 들끓는 모습까지 확인됐습니다.
▶ 스탠딩 : 전남주 / 기자
- "정규탐방로가 아닌 출입금지 구역은 이처럼 절벽이나 울퉁불퉁한 바위가 많아 안전사고의 위험이 존재합니다."
산짐승과 맞닥뜨릴 수도 있습니다.
단속 도중 발견한 거대한 물웅덩이는 멧돼지가 최근까지 머물고 간 흔적이었습니다.
▶ 인터뷰 : 최홍식 /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사무소
- "멧돼지가 목욕했던 자리입니다. 멧돼지가 수시로 다닐 수 있어요. 멧돼지의 공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최근 3년간 7~8월 여름성수기에 적발한 불법행위 단속 건수는 2,181건. 이 가운데, 샛길 등반은 37%(806건)를 차지했습니다.
▶ 인터뷰 : 장석민 / 북한산국립공원 도봉분소장
- "자연훼손은 물론 야생 동·생물의 서식지가 파편화가 되고, 샛길에서 조난 등 안전사고 발생했을 경우 위치파악이 곤란합니다."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 법을 준수하는 등산객들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MBN뉴스 전남주입니다.
영상취재 : 김영진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