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 에어컨 훔친 것도 모자라'…버스기사·경찰관 폭행한 공무원

강원 고성 공중화장실서 에어컨 훔친 지 열흘 만…서울서 버스기사 폭행
특수절도·운전자폭행·공무집행방해죄까지…구속은 피했다

↑ 경찰 이미지 / 사진=연합뉴스

강원 고성의 한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에어컨을 훔치는 황당한 행동으로 세간을 놀라게 만들었던 공무원이 에어컨 절도 열흘여 만에 서울에서 버스 기사와 경찰관을 폭행해 구속될 뻔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19일 강서경찰서는 속초시청 공무원 A씨가 지난 11일 오전 11시쯤 서울에서 버스 기사를 폭행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까지 폭행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A씨에게 특정범죄가중법상 운전자 폭행과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고 보고 영장을 기각해 A씨는 가까스로 구속은 면하게 됐습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30일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 활어회센터 인근 공중화장실에서 속초시청에 근무하는 또 다른 공무원 B씨와 함께 고성군청 소유 에어컨과 실외기를 훔쳐 달아나 특수절도 혐의로 수사를 받은 바 있습니다. 당시 경찰은 어촌계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으며, 해당 공중화장실 인근 CCTV를 통해 A씨와 B씨가 시청 공용차량을 이용해 에어컨과 실외기를 가져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훔쳐간 에어컨을 "혼자 사는 노인의 집에 설치해줬다"고 주장했으나, A씨가 말한 것과 달리 에어컨은 A씨의 처가에서 발견됐습니다. A씨의 처가는 양친이 모두 살아 있었으며, 취약계층에 포함되지도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편, B씨는 "단순 에어컨 운반인 줄 알았다"며 절도 혐의를 부인했으나, 속초시는 두 사람 모두에게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습니다.

강서경찰서와 고성경찰서는 앞선 사건의 조사가 채 종결되기도 전에 또 다른 범행을 저지른 A씨를 각각의 혐의로 검찰에 넘길 방침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