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예방 특별 교육' 추가하고 심리 안정 프로그램 등 도입
'사후약방문에 불과', '실효성 없어'…비난 여론 여전해
↑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캠퍼스 안에 '인하대생 성폭행 추락사' 피해자를 위해 마련된 추모 공간 / 사진=연합뉴스 |
최근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여학생이 성폭행을 당한 뒤 추락해 사망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해 대학가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교육부가 대학들의 CCTV 설치를 늘리고 야간 출입과 순찰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히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18일 교육부 최성부 대변인은 "폭력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동시에 안전한 대학 캠퍼스를 만들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입장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최 대변인은 "현황은 잘 모르지만 대체로 대학들이 CCTV가 부족하기 때문에 늘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사건이 발생한 인하대에 우선적으로 CCTV를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교육부는 이후 다른 대학들에도 점진적으로 CCTV 설치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현재 인하대 캠퍼스에 설치돼 있는 CCTV는 약 800여 대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타 대학들의 CCTV 설치 현황은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교육부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 특별 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존에도 대학들은 성폭력 방지법 시행령에 따라 교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1년에 1시간 이상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할 의무를 갖고 있었지만, 실시하지 않는다고 해도 페널티가 없어 시행률이 높지 않은 실정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인하대 학생 중 성폭력 예방 교육을 이수한 학생은 전체의 4분의 1(25.9%)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교육부는 이외에도 학생들을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상담 등 심리 안정 프로그램을 추가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며 재발 방지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 교육부 청사 / 사진=연합뉴스 |
그러나 이같은 교육부의 재발 방지 대책 발표에도 비난 여론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성폭력 예방 의무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판에 '특별 교육'을 추가한다고 해서 큰 효과가 있겠냐며 교육부가 제시한 대책이 면피용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또 일각에서는 대학 캠퍼스 내 CCTV 설치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CCTV 수만 늘리면 범죄율이 줄어드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학문 교류의 장이 되어야 할 대학 캠퍼스 내에서 성범죄가 발생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4일 연세대학교 서울 캠퍼스에서는 의대생 A(21)씨가 교내 여자화장실에서 휴대전화로 옆 칸에 있던 학우를 불법촬영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며, 지난달 고려대에서는 30대 남성 B씨가 축제 기간을 맞아 캠퍼스를 방문한 다수의 여성들을 캠코더로 불법촬영하다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처럼 캠퍼스 내 성범죄 문제가 여러 대학에서 반복적·지속적으로 발생하며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가 단순 CCTV 증설과 예방 교육 추가
한편, 지난 17일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인하대 캠퍼스에서 학우인 여학생을 성폭행한 후 건물에서 추락시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같은 대학 1학년 남학생 A(20)씨를 준강간치사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