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세 명의 운전자를 두고 한 명은 자동차를 운전하고, 또 한 명은 마차를 운전하고, 또 한 명은 마차 뒤에서 붉은 깃발을 흔들며 '자동차가 지나간다'라고 외치게 한 거죠. 사람보다 느린 자동차는 당연히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됩니다.
2019년, 모빌리티 법제화와 '타다'식 서비스를 금지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했습니다.
'타다와 같은 혁신적 서비스가 택시 안에서도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런 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라고 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요즘 밤늦게 택시 잡아보신 분들은 당시 정부와 정치권이 공언한 택시 혁신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이었는지 실감하실 겁니다.
택시로 이동하는 시간보다 택시 잡는 시간이 더 걸리는 건 다반사, 택시 잡다 지친 시민들은 아예 찜질방이나 모텔에서 외박하는 신풍속마저 등장했습니다.
원인은 택시 부족이 아니라 운행 택시가 적은 탓입니다. 젊은 택시 기사들이 배달이나 택배로 대거 이직하면서, 법인택시 운전자는 불과 몇 년 만에 30%나 줄었습니다.
개인택시는 기사들이 고령화한 탓에 야간 운행을 피하고, 법인 택시는 기사가 없으니 주차장에 서 있고, 정부는 택시업계 바람대로 택시 요금을 올려주자니 다락같이 오른 물가가 두렵고, 이러니 밤에 택시가 사라진 겁니다.
또 택시업계 보호를 명분으로 우버와 타다 등 새로운 차량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를 번번이 가로막은 정부와 정치권의 시대착오적인 규제도 있었습니다. 당시 무려 4명이 목숨을 끊을 정도로 반발이 거세자 마음 급한 정부가 정작 '소비자'는 쏙 빠진 절충안을 밀어붙였죠.
혁신을 거부한 결과는 택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이어져 시민 불편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시민들이 움직여야, 이동을 해야 수요가 살고 경제도 사는데, 사람들 발을 묶어놓고 어떻게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겠습니까.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택시 대란 누구 탓'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