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비대상자는 접종 신청 자체가 불가능"
병원 "예약 시스템 거쳤다면 접종 가능"
"건강한 20대인데 4차 접종 맞을 수 있나요?"
코로나19 재유행이 당초 예상보다 일찍 시작되면서 새 정부가 강조해 온 '자율·책임 과학방역'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오늘부터 코로나19 4차 백신 접종 대상자가 확대됐습니다.
그런데 비대상자는 아직 접종 할 수 없다는 방역당국의 입장과는 달리 '잔여백신'으로 신청하면 접종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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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재유행 대응방안 발표하는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주사기 이미지 / 사진 = 연합뉴스, 게티이미지뱅크 |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4차 접종 대상자는 50대 이상 및 18세 이상 기저질환자·면역저하자 등입니다.
기저질환에는 ▲천식 등 만성폐질환 ▲심장질환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암 ▲당뇨병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비만(BMI≥30㎏/㎡) 등이 해당되며 이외에도 4차 접종이 필요하다고 의사가 판단하면 접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4차 접종 대상자가 아닌 사람도 잔여백신 신청을 통해 접종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서울에 사는 A 씨(24·여)는 최근 심상치 않은 코로나19 확산세에 불안감을 느끼고 오늘 (18일) 4차 백신을 맞았습니다. 그는 면역저하자도, 고위험시설 근무자도 아닙니다.
A 씨는 "3차 백신을 맞은 지 벌써 7개월이 넘게 지났고, 코로나19에 한 번도 걸리지 않아 자가 면역도 없는 상태"라며 "다음 달에는 출국도 예정되어 있어서 비대상자지만 불안한 마음에 맞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A 씨는 네이버 잔여백신 예약 시스템을 통해 접종을 신청할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저번 주에는 신청 자체가 안 됐는데, 오늘 해보니까 바로 예약이 완료됐다"면서 "오늘 4차 접종 대상자가 확대되면서 방침이 바뀐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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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종 비대상자가 4차접종 잔여백신 신청을 완료한 화면, 4차 접종 증명 안내 |
병원에서도 아무런 제재 없이 접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는 "병원에 갔는데 바로 백신 주사를 놓아 주길래 괜찮구나 싶었다"며 "의사에게 '접종 대상이 아닌데 맞아도 되는지' 물었는데 '잔여백신 신청해서 온 거면 질병청에서 허가가 떨어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잔여백신 예약 시스템 자체가 병원이 관여할 수 있는 게 아닌 질병청이 관리하는 것이고, 접종자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으니 시스템 상으로 예약이 되면 접종을 진행한다는 게 병원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질병청에 문의해 본 결과, "18세 이상 50세 미만의 건강한
이렇게 방역당국과 병원의 입장이 정반대로 어긋나면서 4차 백신 접종 과정에 혼선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부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