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국내 골프장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는 민원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골프 관련 커뮤니티에는 웃돈을 주고 부킹권을 사고파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예약 당일 누군가 매크로 등을 이용해 대량으로 부킹권을 확보한 뒤 편법으로 되파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드는데, 현행법으로는 처벌로 어렵다고 합니다.
심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유명 골프장의 예약 홈페이지.
예약 시작 시각인 오전 9시에 맞춰 티타임 예약을 시도해봤습니다.
접속자가 몰리는지 예약 창이 하얘져, 접속이 되지 않습니다.
다른 골프장 예약 사이트를 둘러봐도 버벅대는 건 마찬가지.
겨우 접속에 성공해도 인기 시간대가 이미 모두 마감된 뒤입니다.
▶ 인터뷰(☎) : 골프장 이용객
- "들어가면 한 3초 만에 전부 끝나 있어요. 제가 원하는 시간에 잡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0곳이라고 뜨는 때가 많아서."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자, 국내골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부킹은 하늘의 별따기가 됐습니다.
국민권익위에는 예약 관련 민원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심가현 / 기자
- "작년 한 해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골프 예약 관련 민원은 모두 610건으로 최근 3년 사이 6배 이상 규모로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용권을 사고파는 온라인 사이트에는 여러 골프장의 다양한 시간대 예약 건수가 많습니다.
대부분 웃돈이 붙은 부킹들입니다.
누군가 부킹 예약을 대량으로 확보한 뒤 되파는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업계는 한 번에 자동으로 여러 명령을 수행하는 '매크로' 사용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골프장 홈페이지는 보안 문자 입력 등 대책이 전무한 실정입니다.
▶ 인터뷰 : 골프장 업계 관계자
- "저희도 인지는 하고 있는데 이걸 막을 방법은 없으니까 보안 프로그램을 해야 하는지는 의논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행법상 매크로 사용이 적발되더라도 그 자체가 불법도 아닙니다.
▶ 인터뷰 : 채다은 / 변호사
- "단순히 매크로를 이용해서 이용권을 구매했다거나 하는 것을 직접 처벌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재판매를 목적으로 매크로를 돌렸다는 것도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권익위는 뒤늦게 관계 부처에 규정 마련을 권고했습니다.
MBN뉴스 심가현입니다. [gohyu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