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고려대 분회, 6일부터 샤워실 설치 요구 등 철야 농성
고려·연세대 학생들, 집회 연대 위해 위원회 구성
연세대 우원식·김성환 의원 , 청소노동자 만나…"총장 면담 진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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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1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본관 앞에서 열린 고려대 청소·주차·경비노동자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학생 기자회견에서 학생과 노동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사진= 연합뉴스 |
7월, 대학가는 본격적인 여름방학에 들어갔지만 학교는 조용하지 않습니다. 고려대를 비롯한 13개 대학사업장 청소, 경비 사업자들이 학교를 상대로 시위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고려대분회는 지난 6일부터 학교 본관에서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려대분회는 이달 6일부터 학교 본관을 점거하고 시급 440원 인상과 샤워실 설치, 휴게 공간 개선을 요구하는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분회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근무 중인 조합원들은 시급을 받지 않는 휴게시간인 오전 9~10시, 낮 12~오후 1시 두 차례 집회에 참여합니다. 이들과 연대하려는 학생들도 본관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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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화원들이 샤워실로 사용 중인 수돗가. / 사진=연합뉴스 |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매체와 인터뷰한 청소노동자 이모 씨가 샤워실이라고 데려간 곳은 어설픈 칸막이 하나가 설치된, 사방이 뚫린 곳이었습니다. 원래 이곳은 미화원들이 식사 후 설거지를 하는 곳이었습니다. 고려대학교 내 건물 68곳 중 샤워실이 갖춰진 건물은 신법학관, 경영본관, 교양관 등을 포함해 모두 6곳뿐입니다.
또한 연합뉴스는 법학관 신관 지하 주차장 한쪽에 마련된 샤워실에는 샤워부스와 탈의용 사물함, 화장대 등이 갖춰져 있으나 비가 올 때마다 물이 새 바닥에 종이박스를 깔아둬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서재순 고려대 분회장은 "휴게시설 개선 요청에도 여전히 지하에 위치한 곳이 많아 문제"라며 "특히 주차장에 위치한 경우 환기가 어려워 휴게실 안으로 매연이 고스란히 들어간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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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1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본관 창문에 학내 청소·주차·경비노동자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피켓이 붙어있다 |
이에 '고려대 청소·주차·경비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대책위원회'는 어제(13일) 학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대는 묵묵부답하며 숨지 말고 노동자들의 요구에 성실히 응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진우 학대위 간사는 "물가를 비롯해 세금, 공과금 등이 오르는 지금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임금 동결은 실질임금의 하락을 의미한다"며 "최저임금 인상액만큼이라도 올려달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과도한 요구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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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학교 학생들과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관 앞에서 연세대가 청소경비 노동자 처우 개선에 책임질 것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 연합뉴스 |
한편 연세대학교에서도 올해 4월부터 임금인상과 샤워실 설치를 요구하는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집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연세대 또한 건물 45개 가운데 샤워실이 있는 곳은 4곳에 불과합니다. 연세대에서는 지난 5월 연세대 재학생 3명이 집회 소음으로 인해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며 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제기해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그러자 연세대 출신 법조인 26명이 나서서 학내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법률대리인단을 꾸렸고, 재학생들 중심으로 꾸려진 ‘연세대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노동자들의 집회를 지지하는 학생 약 3000명의 서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연세대 청소노동자 대리인단은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연세의 정신은 약자들의 권리를 봉쇄하는 것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 문제는 우리 사회의 원하청 구조의 축소판으로 하청에 고용된 청소노동자들은 낮은 임금을 받고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리인단은 "(이 문제는) 용역 대금을 결정하는 원청인 연세대학교가 풀 수 있는 문제"라며 "원청인 연세대학교는 어디로 간 채 노동자들만 불편을 초래했다고 일방적인 비판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13일 오전 해당 대학의 졸업생인 우원식·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세대 청소노동자를 만났습니다. 이들은 "학교가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오는 18일 오후 3시에 총장 면담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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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과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노천극장 창고에 마련된 공공운수노조 연세대분회 사무실에서 청소·경비 노동자를 만나 면담하고 있다. / 사진= 연합뉴스 |
[이지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mat1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