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효리의 남편이자 기타리스트 출신 가수 이상순이 이달 초 제주 지역에 카페를 연 것과 관련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상순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주민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지만, '연예인 카페'를 향한 시선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상순이 SNS를 통해 카페 '롱플레이 제주'의 개점을 알린 건 이달 1일이었다. 소식이 전해지자 카페에는 소비자들이 대거 몰려들었고, 영업 이틀 차에는 대기 줄이 100m가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순이 카페 운영을 잠시 중단하고 예약제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며 수습에 나섰으나,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직격탄을 날리며 공론화됐다. 전 전 의원은 "대부분 커피숍 주인에게는 피 말리는 생계 현장"이라며 꼭 커피숍을 해야 하느냐고 공개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상순은 이달 5일 다시금 SNS를 통해 "제 아내(이효리)는 이 카페와 무관하다"며 카페 창업을 오랫동안 신중하게 준비해왔음을 밝혔다.
그는 "가끔 시간이 되면 들려서 손님들과 커피 마시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그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임을 이번 일로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페를 예약제로 변경해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카페 측도 이상순·이효리 부부가 영업시간 중 카페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으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좀처럼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예약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포잉'에 따르면 이달 13일부터 18일까지 이 카페의 예약은 모두 매진됐다.
유명인이 제주 지역에 카페를 차려 화제가 된 사례는 이상순·이효리 전에도 다수 있었다. 배우 박한별이 운영하는 벨진밧, 가수 빽가의 노바운더리 등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종종 거론되는 대표 사례다.
또 그룹 빅뱅의 가수 지드래곤은 지난 2015년 애월에 '몽상드애월'을 선보여 국내외 2030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금은 지드래곤이 카페를 매각한 상태지만, 애월 일대에서 여전히 인기 방문지로 꼽힐 정도다.
방송에서 보던 유명인을 카페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은 팬이 아닌 일반 소비자에게도 흥미로울 법하다. 함께 사진을 찍어 SNS에 게재할 수도 있고, 팬이라면 그야말로 '성덕(성공한 덕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날 선 비판이 나오는 까닭은 유명인들이 카페를 여는 게 생계에 필수적이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전 전 의원의 경우 이상순의 카페에 대해 "방송과 음악에 곁들인 커피사랑 취미생활 같다"고 직격했다.
'연예인 카페'를 향한 누리꾼들의 반응도 나뉘고 있다. 옹호하는 측에서는 "사업 신고하고 세금만 착실히 낸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카페 영업은 자유다", "인기가 많아 제한해야 한다는 논리대로라면 연예인은 아무것도 하면 안 된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반면 반대하는 쪽에서는 "자영업자들은 목숨을 거는데 연예인은 인기에 힘입어 가볍게 일하지 않느냐"라거나 "자본주의 사회가 문제가 아니라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연예인의 카페 창업이 개인의 자유와 새로운 상권 형성인지, 아니면 유명세를 활용한 골목상권 장악인지에 대한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불법 행위는 아니지만, 연예인에 대한 기대감만큼 대중들이 요구하는 도덕성의 기준이 높다"며 "어느 쪽의 의견이 더 합당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카페를 차린다면 지역 상권과의 공존을 최대한 추구하는 방향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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