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인 불분명' 두차례 의견 냈지만…검찰측 끈질기게 '보완수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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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검찰이 아이를 출산한 뒤 곧바로 살해해 에어컨 실외기 밑에 숨기기까지 한 혐의를 받는 20대들을 다시금 수면 위로 들어올렸습니다.
'영아의 사인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경찰 단계에서 종결될 뻔했던 이번 사건은 검찰이 두 차례에 걸쳐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며 구속 기소로 이어졌습니다.
검찰이 10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부(부장검사 유도윤)와 형사3부(부장검사 김수민)는 A(20·여)씨와 B(20·남)씨를 영아살해 및 사체은닉 혐의로 지난 8일 재판에 넘겼습니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1월11일 주거지 화장실에서 영아를 출생한 직후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아 살해하고, 사체를 가방에 담아 에어컨 실외기 밑에 은닉한 혐의를 받습니다.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그대로 종결될 뻔 했던 이번 사건은, '출산 당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에 의구심을 품은 검찰이 대한의사협회(의협) 자문 등을 통해 경찰에 보완수사 등을 지시하면서 구속과 기소가 이뤄졌습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1월 13일 A씨의 친구가 신고하여 변사사건으로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경찰은 같은 해 6월 10일 '사인 불명'이라는 부검감정 결과를 토대로 이 사건을 내사종결하려 했지만, 검찰은 의협 자문을 받은 뒤 같은 날 보완수사 의견을 냈습니다.
이에 경찰은 올해 1월 17일 다시 한번 '의협 자문에 의하더라도 사인이 불명이다'라며 내사종결 의견을 통보했고, 검찰은 이번에도 피고인들을 입건해야 한다는 의견을 완강히 제시했습니다. 검찰은 사건 직후 피고인들이 '영아의 머리가 산도에 2시간 정도 끼어 분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도 119 신고 등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을 토대로 수사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결국 경찰은 지난 3월~4월 A씨 등을 입건해 조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이들은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21일 구속 상태로 A씨와 B씨가 송치되자, 검찰은 이들의 휴대폰과 노트북을 포렌식 해 영아를 출산하면 살해하기로 모의한 정황 등을 발견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의 면밀한 사법통제와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자칫 암장될 뻔한 영아살해 사건 실체를 규명했다"며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