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에 대한 인식 확산은 세계적인 추세…지난 6월 멕시코시티, 투우 경기 퇴출
가치소비 즐기는 소비자 증가…여행업계, 발맞춰 변화
↑ 코끼리 먹이주기 물놀이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모습. / 사진=하나투어 |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관련 논의가 속속 이루어지는 가운데 동물학대 우려가 있는 투어 프로그램들에 대한 반발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하나투어는 동물 학대가 수반되는 관광상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나투어는 코끼리 트레킹, 우마차, 악어쇼 등 태국과 라오스 여행 중 포함된 동물학대 관련 프로그램을 폐지했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다만 하나투어는 태국 치앙마이의 코끼리 보호구역에서 코끼리에게 먹이를 주고 강에서 코끼리와 물놀이를 하는 수준의 상품은 유지할 방침입니다.
↑ *기사내용과 무관한 참고용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
하나투어는 이번 프로그램 폐지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이며,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나투어는 대신 코끼리 보호구역에서 코끼리에게 먹이 주기, 목욕시키기 등 동물을 보호하고 교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하나투어는 일부 동물 학대 우려가 있는 프로그램을 체험한 고객으로부터 '동물을 혹사 시키는 것 같아 여행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동물을 보호하고 자연을 보존하는 여행을 원한다' 등의 의견이 다수 들어왔다고 전했습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동물을 보호하고 동물과 교감을 나누는 상품을 통해 고객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멕시코시티 투우장에서 열린 이번 시즌 마지막 투우 공연. / 사진=연합뉴스 |
동물권에 대한 인식 확산과 이에 따른 변화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국회는 동물 학대 근절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해당 법안은 2023년 이후 모든 야생동물의 공연을 금지하고, 2028년 이후에는 소유까지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서커스 업종은 폐업해야 하며 돌고래쇼가 벌어지는 수족관 공연도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또 세계 최대 규모의 투우장이 있는 멕시코 수도에서도 5백 년 전통의 투우 경기를 퇴출하기로 지난 6월 결정했습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비롯해 이들의 식민지였던 중남미 지역에서 전통문화로 자리 잡았던 투우는 동물 학대라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습니다. 칠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에선 투우가 아예 법적으로 금지됐고 멕시코의 경우 전체 32개 주 가운데 4곳에서 투우 경기를 퇴출한 상태입니다.
앞서 멕시코시티 의회 동물복지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학대나 잔혹 행위를 포함한 공공 이벤트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 동물자유연대. /사진=연합뉴스 |
한편, 동물보호단체는 여행업계의 이러한 변화를 반기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동물보호 실천하는 인도적인 여행자가 되는 법'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동물자유연대는 "즐거운 여행길에 무심코 관람한 동물쇼나 추억을 위해 구매한 기념품이 잔인한 동물학대의 산물일 수도 있다"며 "동물학대 산업에 기여하지 않고도 충분히 여행지의 문화와 풍습을 만끽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여행사를 통해 단체관
전문가들은 가치소비를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여행업계가 변화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변화가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