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역사 77년 만에 현직 경찰관들의 첫 단체 삭발식이 진행됐다는 소식 방금 전해드렸습니다.
그만큼 경찰국 신설을 두고 행정안전부와 일선 경찰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모양새인데요.
사회부 김순철 사건반장과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오세요.
【 질문 1 】
경찰국 신설을 두고 일선 경찰들이 급기야 삭발까지했습니다. 그만큼 반발 기류가 거센데 과연 이유가 무엇일까요?
【 기자 】
네, 도대체 경찰국이 뭐길래 이렇게 반발을 하는 것이냐고 생각하신 분들 많으실텐데요.
간단히 설명을 드리면요, 행정안전부는 검수완박 이후 비대해진 경찰의 권한을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습니다.
이 때문에 행안부 안에 경찰국을 신설하고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규칙을 제정하자는 게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경찰국에 어떤 기능이 들어가느냐, 이건 오는 15일에 최종 발표에서 드러나게 됩니다.
다만 일선 경찰은 경찰국에 인사와 예산, 감찰 업무가 포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행안부 장관이 소수의 경찰국을 통해 13만 경찰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거죠.
장관도 대통령이 임명하는 만큼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침해될 것이라는 게 직장협의회 소속 경찰의 주장입니다.
【 질문 2 】
삭발식이 사실상 집단 항명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 기자 】
네, 경찰은 공무원이라 노조를 만들 수 없어 비슷한 성격의 직장협의회를 구성했습니다.
각 지역의 대표격인 경찰들이 매일 3명씩 삭발식을 이어간다는 건데요.
내일은 민관기 청주흥덕경찰서 직협 회장이 단식 투쟁까지 들어갑니다.
내부에서도 상당한 불만 기류가 감지되는 건 사실이지만 과연 집단 반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경찰은 검찰과 비교해 경찰대와 간후보, 일반 등 다양한 입직 경로가 존재하기 때문에 응집력이 다르다는 건데요.
행안부가 오는 15일 구체안을 발표할 방침이데 남은 열흘 동안 어떠한 움직임을 보일지는 관전 포인트입니다.
【 질문 3 】
그런데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최근 발언이 경찰 반발에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도 있어요.
【 기자 】
네, 이상민 장관이 경찰 2인자로 불리는 치안정감 승진자들을 사전 면접해 길들이기 논란이 일었다는 소식 전해드린 바 있죠.
이후 경찰 통제의 필요성을 역설하다 최근엔 서울 마포구의 홍익지구대를 찾아 경찰 통제 방안과 관련해 경찰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경찰국 신설이 30년 전 내무부 치안본부 시절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 두고 "굉장히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경찰을 선동하는 것"이라고 작심 발언을 했는데요.
앞서 경찰청장도 임명 과정에서 면접을 볼 수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경찰 조직에 대한 이해도 없이 점령군 행세를 하고 있다"며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 질문 4 】
차기 경찰청장을 두고 윤희근 경찰청 차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2파전이 이제 곧 정리 수순으로 들어가고 있죠?
【 기자 】
네, 국가경찰위는 내일 오전 11시 차기 경찰청장 임명 제청안을 심의하기 위한 심의위원회를 열 방침입니다.
통상 경찰청장은 대통령실이 내정자 발표하고 경찰위의 임명 제청 동의를 거친 뒤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과 인사청문회, 그리고 대통령이 최종 임명합니다.
현재까지 경찰대 7기 출신의 윤희근 경찰청 차장 내정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다만 대통령실에서는 명확한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누가 청장에 오르더라도 행안부와의 관계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MBN 김순철 사건반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