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 박사 "러브버그 증가, 긴 가뭄 때문…1~2주 내로 끝날 것"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과 석좌 교수
"생태계 분해자 역할…너무 많은 수는 사람에게 피해 줄 수 있어"
"밝은 색 좋아하니 어두운 옷 입어라…살충제에 약해"

↑ 서울 은평·서대문구, 고양시 등지에 출몰한 '러브 버그' / 사진=연합뉴스

서울 은평구·서대문구·경기 고양시에 이른바 '러브버그(사랑벌레)'라고 불리는 털파리떼가 대거 나타나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주로 산에서 많이 사는 이 벌레가 급격히 증가한 원인으로 긴 가뭄을 꼽고 있습니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과 석좌 교수는 오늘(4일) "봄철 올해처럼 오랜 가뭄이 이뤄지게 되면 번데기에서 성충으로 우화를 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며 "그러다 비가 오면 번데기들이 순식간에 우화해버려 집단 발생이 이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 서북부 지역에서 무리지어 나타나고 있는 러브버그 현상에 대해 이와 같이 분석했습니다.

그는 러브버그 집단 출몰 현상에 대해 "옛날부터 우리나라에 있었던 종류"라며 "보통 낙엽 등 죽은 식물 밑에서 살기 때문에 산에서 많이 살고 민가 쪽으로는 잘 내려오지 않는다. 그러나 떼로 몰려다니는 습성이 있어 우리나라에도 10여 년 전에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 서울 은평·서대문구, 고양시 등지에 출몰한 '러브 버그' / 사진= 연합뉴스

이어 "한 마리가 한 번에 보통 알을 100~350개 산란하는 것으로 기록에 나와있다"며 "생태계 분해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태계에서는 좋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무리지어서 많은 수가 발생될 때 교통 문제나 생활 등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진행자가 '이 피해가 더 퍼져나갈 것으로 보느냐'고 질문하자 이 교수는 "보통 초여름에 발생하기 때문에 1~2주 안에 끝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교수는 러브버그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도 설명했습니다. 러브버그는 물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아파트 벽에 많이 붙어 있다면 물을 끼얹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러브버그는 밝은 색을 좋아하니 가능한 어두운색 옷을 입고, 살충제에 약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사용하는 벌레스프레이를 사용해도 좋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이들은 활동이 느려 집 안에 들어온 경우 진공 청소기를 활용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했습니다.



러브버그의 정식 명칭은 '플리시아 니악티카'로 한국에서는 털파리로 불립니다. 이들은 짝짓기 하는 동안에는 물론 날아다닐 때도 암수가 쌍으로 다녀 영미권에서 쉽게 러브버그라 칭합니다.

이 벌레는 독성이 없고 인간을 물지 않으며 질병을 옮기지 않지만, 특유의 생김새가 혐오감을 주는 데다 사람에게도 날아들고 떼로 다니는 습성이 있어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한편 은평구청은 "러브버그는 해충이 아닌 진드기 박멸, 환경정화 등을 하는 익충으로 알려졌다"며 "그러나 주민에게 불편을 주고 있으므로 은평구 보건소와 각 동 새마을 자율방역단을 동원해 긴급 방역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