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3시간 전 부인 빨리 치료하라며 소란…음주 후 범행 저질러
부산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진료 속도가 늦다'며 불만을 품은 한 60대 남성이 방화를 저지르는 사고가 있었던 것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다행히 의료진의 침착한 대응 덕에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28일 SBS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24일 60대 남성 A씨는 부산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바닥에 휘발유를 잔뜩 붓고 불을 질렀습니다. 당시 병원 내부 CCTV 영상에는 A씨가 불을 지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불을 지른 A씨는 응급실에 있던 환자의 보호자였습니다. A씨는 범행 3시간 전 자신의 부인을 빨리 치료하라며 고성을 지르고 소란을 피웠고, 음주 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상 속에서 A씨는 휘발유가 든 페트병을 한쪽 팔에 낀채 응급실 로비를 천천히 걸어가다, 페트병 뚜껑을 열고는 바닥에 휘발유를 콸콸 쏟아부었습니다. 이에 놀란 의료진이 페트병을 잡으며 제지에 나섰지만, A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남은 휘발유를 모두 부었습니다. 곧이어 응급실 구석으로 간 A씨는 라이터를 켠 후 휘발유에 불을 붙였고, 순식간에 바닥을 타고 불길이 붙은 응급실은 뿌연 연기들로 가득 찼습니다.
놀란 의료진은 불길을 피해 몸을 피한 뒤 곧장 화재 대응에 나섰습니다. 의료진 중 한 명이 곧바로 소화기를 들고나와 진화를 시작했고, 또 다른 의료진은 소화전에서 소방호스를 꺼내거나, 환자들을 대피시키는 등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습니다. 의료진들의 발빠른 대처 덕분에 불은 1분 만에 꺼졌고, 당시 응급실에 있던 환자와 의료진 등 47명 모두 큰 부상을 입지 않
방화를 저지른 A씨만 왼쪽 어깨부터 다리까지 2~3도 화상을 입어 현재 자신이 불을 질렀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경찰은 A씨가 치료를 마치는 대로 방화 혐의로 입건해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