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렀는데 안 왔다고…셀프 주유소 70대 직원 무릎 꿇리고 뺨 때린 손님

셀프 주유소를 운영하는 업주가 70대 직원이 한 남성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한 사연을 공개했다. 주유 후 신용카드 투입구를 찾지 못한 손님이 격분해 직원의 무릎을 꿇리고 뺨을 때렸단 것이다.
셀프 주유소를 운영중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지난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 제 사업장에서 일어나 믿기지 않는다"며 이같은 사연을 게재했다.
A씨가 게재한 글에 따르면 주유를 마친 뒤 IC 카드 투입구를 찾지 못한 손님 B씨는 직원을 불렀다. 당시 사다리 작업 중이었던 직원 C씨는 바로 가지 못했고, 작업을 마친 뒤 손님에게 가 IC 카드 투입구를 설명했다.
그러자 B씨는 "기계를 왜 이렇게 만들었냐"며 C씨를 향해 욕을 내뱉었다고 한다. 이에 C씨는 "기계적인 부분은 저희도 어쩔 수 없다"고 답했고, 곧바로 B씨의 폭언이 시작됐다. 손님과 마찰을 일으켜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 C씨가 자리를 피하자 B씨는 주유소 사무실까지 쫓아왔다.
B씨는 고성을 지르며 물건을 집는 등의 위협을 계속하면서 C씨에 무릎을 꿇으라고 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다른 손님에까지 피해가 갈까 C씨는 결국 B씨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 때 B씨는 C씨의 뺨을 두 대 때리고, 허벅지를 발로 두 번 밟았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당시 상황을 담은 CCTV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갈색 상의를 입은 B씨는 바닥을 연신 가리킨다. A씨는 "바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무릎을 꿇으라고 협박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곧이어 B씨는 주황색 옷을 입은 C씨가 무릎을 꿇자 뺨을 때리고, 무릎을 걷어찼다.
A씨는 "이 상황을 인지하자마자 저는 CCTV를 확인해 인근 경찰에 신고해 원본 영상을 전달했다"며 "직원은 병원 치료를 보냈고, 정신과 상담을 권유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 직원은 10여 년이 넘게 저희와 함께 일하신 분으로 연세가 70세가 넘으신다"며 "많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항상 열심히 일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장으로서 이런 일을 겪게 해 죄송할 따름"이라고 했다.
경찰 신고 이후 B씨는 C씨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C씨가 대화를 거부해 A씨가 대신 대화에 나섰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임대아파트에 살아서 돈도 없으니 위로금 50만원으로 끝내자"며 "위로금 이상을 부르면 나는 나이를 먹을 만큼 먹어 벌금을 내는 게 낫다"고 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저는 사장으로서 저희 직원에게 병원치료든 민형사 소송이든 어떤 도움이라도 다 드리며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않게 하고 싶다"며 "현재 지속적으로 가해자가 주유소로 불쑥 찾아와 피해직원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 경찰에 피해직원이 합의를 원치 않는데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자꾸 찾아온다고 통지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